이날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에 환호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4월 근원 PCE 가격 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도 일치한다.
근원 물가는 지난 2월에는 5.3%를 기록했다. 1983년 4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고치였다. 다만 3월에는 5.2%, 4월에 4.9%로 2개월째 떨어졌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포함한 4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올랐다. 이것 역시 전달 기록한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인 6.6% 상승에서 둔화한 것으로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4월 PCE 가격 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로는 0.2% 오르면서 전달의 0.9%에서 크게 낮아졌다. 앞서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오르면서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한 바 있다.
물가 상승에도 미국인들의 소비 지출 증가세는 이어졌다. 4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9% 늘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인 0.7% 증가보다 개선된 것이다. 전달 소비지출은 1.1% 증가에서 1.4%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다만 4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달보다 0.4%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인 0.5% 증가를 다소 밑돌았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PNC 파이낸셜서비스의 거스 파우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기준으로는 이번 봄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는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는 크게 웃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보여주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58.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9.1을 밑돌았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2.71% 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황에서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영-유 마 수석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주식시장의 비관론이 너무 퍼지면서 적당히 좋은 뉴스에도 시장이 더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의 오름세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98센트(0.9%) 오른 배럴당 115.07달러를 기록했다. 이번주 WTI 가격은 4.79달러(4.34%) 상승해 5주 연속 올랐으며, 오름폭은 12.74%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30일 메모리얼데이를 기점으로 여름 휘발유 수요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된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여름 여행 수요 증가로 휘발유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조만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는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30~3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투자자들은 EU가 합의안을 낼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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