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LA 산불 현장에 뿌리는 '분홍색 액체'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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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원 기자
입력 2025-01-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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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산불 현장에 뿌려지는 포스 체크 사진포브스 영상 캡처
LA 산불 현장에 뿌려지는 '포스 체크' [사진=포브스 영상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일주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화재 진압을 위해 산불 현장에는 '분홍빛 화재 지연제'가 뿌려지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화재

지난 7일 LA에서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했다. 화재는 일명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국지성 돌풍 '샌타애나'를 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화재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23명이 실종됐다. 재산 피해도 200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지역의 피해 상황은 아직 집계 단계의 초기에 있어 사망자 수와 재산 피해 규모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미국 소방 당국은 1000대가 넘는 소방차와 1만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해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소방 당국이 비행기를 동원해 화재 현장을 향해 분홍색 액체의 화재 지연제를 뿌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포스 체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을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을 진압하고 있는 소방관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LA 산불 현장에 뿌려지는 분홍색 액체는 '포스 체크(Phos-Chek)'로 불리는 화제 지연제로, 물·비료 성분·연소를 억제하는 화학 물질 등이 혼합된 물질이다. 포스 체크는 소방관들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분홍색으로 만들어진다.

포스 체크는 열을 흡수하여 연소 온도를 낮춰주며, 비료 성분을 통해 나무와 식물의 연소를 지연시키는 코팅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산불이 빠르게 번지는 것을 막아 소방대원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통해 공중에서 산불 현장을 향해 분사되며,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미리 살포되어 예방 조치로 활용되기도 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산불 위험이 높은 국가에서는 포스 체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실제로 대형 산불 사건에서 화재 확산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 오염 논란

일각에서는 포스 체크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소방국들이 포스 체크의 부정적 생태학적 영향을 외면한 채 진화 작업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포스 체크에 포함돼 연소될 수 있는 물질을 코팅하는 화학물질 '인산암모늄'이 자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대량으로 뿌려진 포스 체크가 땅으로 스며들고, 물로 흘러 들어가는데 그런 과정에서 식물과 물고기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특히 각종 식물들과 물고기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그것이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포스 체크에 포함된 비료 성분이 더 많은 식물을 자라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산불을 진화하더라도 또 다른 연료를 만들어내 더 큰 산불의 원인 제공할 가능성도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3년 미국 환경청에서는 포스 체크를 사용하는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연방법원은 포스 체크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산불에서 사람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해 소방관, 산림 공무원 등이 계속 포스 체크를 사용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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