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18일 이뤄진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이날 오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합동설명회를 연 뒤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과 이달 4일, 11일에 이은 네 번째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 일대로,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가운데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에 인접해 위치가 좋은 데다 조합원 수가 한남2·3·5구역보다 적고 일반분양 물량은 많아서다. 사업비도 1조5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시공능력 최상위 업체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일찌감치부터 공을 들였다. 여기에 올해 이뤄질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와 연결돼 경쟁이 한층 가열됐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공급 가구 수는 조합 제시안보다 29가구 많은 최고 20층 2360가구다. 평당 공사비는 938만원, 총공사비는 1조5695억원으로 책정했다. 공사 기간은 58개월이다.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 완화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착공 전까지 공사비 인상분 314억원 자체 부담과 분담금 최대 4년 유예, 이주비 최저 12억원 보장 등도 제시했다. 특히 조합원 1166가구 100% 한강 조망과 함께 정비사업 수주 이후 단 한 번도 공사 중단이 없었던 점도 강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으로 단지명을 제시했다. 삼성물산보다 적은 평당 공사비는 881만원, 총공사비는 1조4855억원을 약속했다. 공사 기간도 이주 완료 후 49개월로 더 짧다. 공급 가구 수는 조합 제시안보다 83가구 적은 최고 19층 2248가구로 삼성물산보다 적지만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전액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 0.1%를 더한 수준으로 책임조달해 조합원 부담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CD 금리에 가산금리 0.78%를 제시한 삼성물산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상가를 6575평 규모로 조성해 조합원 이익을 끌어올리겠다고도 강조했다.
양사는 설계 디자인과 부대시설 구성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건설은 서울시청 잔디광장보다 6배 넓은 1만2000평(약 3만9669㎡) 규모의 한남뉴타운 최대 면적 커뮤니티,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주차장 솔루션, 호텔형 드라이빙 라운지 등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에 이르는 더블 스카이 브리지와 한강 조망 인피니티 풀 등 블록별 최상층 커뮤니티 배치를 제안했다.
이번 수주전은 서울대 동문인 양사 최고경영자(CEO) 간 맞대결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와 지난해 새로 부임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서울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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