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업계가 올해 '수익성 개선'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업계 최강자 쿠팡 역시 높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강화에 나섰다.
신선식품 집중, 로켓배송 비중 및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 확대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첫 4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쿠팡은 2023년 매출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기는 등 창사 이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쿠팡의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0.5%에 불과하다. 그간 고속 성장한 외형과 달리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에 그쳐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올해 쿠팡은 영업이익률을 상승시키기 위한 세 가지 중점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로켓 프레시를 통한 '신선식품' 배송에 더욱 집중하며 업계 내 누구보다도 싸고, 많이 팔 수 있다는 이미지를 인식시키킬 예정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그간 쿠팡의 주력 분야는 아니었으나, 최근 몇 년 새 오프라인 업체들에 위협이 될만큼 성장했다는 평가다. 쿠팡은 규모를 장점으로 내세워 제철 등 식품 매입 산지를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작년 8월 말 가을 꽃게철을 맞이해 쿠팡은 최대 매입 물량 계약을 미리 성사시킨 조건으로 가격을 10원 단위까지 내리고 또 내려 100g당 890원에 판매하며 업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비교해 쿠팡이 가장 싼 가격에 제철 꽃게를 내놓아 마트들이 뒤이어 가격을 더 내리는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제철 식재료는 산지 네트워크 등이 중요해 오랜 전통과 노하우가 있는 대형 마트가 유난히 강점이 있는 분야"라며 "쿠팡은 품목별로 담당 바이어가 있는 대형마트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대형 매입을 바탕으로 전국 인프라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의 물류 인프라와 로켓배송의 비중도 보다 늘릴 계획이다. 지역 물류 시설이 늘어나 곳곳에서 주문량이 증가해야 물류 기반이 확충되고 산지와 매입량이 확보돼 더 많이 파는 유통 선순환이 생기기 때문이다.
쿠팡은 2027년까지 '쿠세권'을 230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촘촘한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독주 채비를 끝마친다는 것이다.
이밖에 판매자와의 상생 전략 역시 놓치지 않고 챙긴다는 방침이다. 상생 이슈는 모든 이커머스 업체가 챙기고 있는 사항으로, 업계 이용률 1위인 쿠팡의 대외 이미지와 함께 장기적인 성장에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쿠팡이 판매자 대금을 늦게 주고 지연 이자는 미지급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대상에 엮여있는 현 이슈 타개와 더불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는 한편 다른 업체와는 달리 정산 기한 준수 등에 있어 탄탄한 회사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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