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05/20250205093312567184.jpg)
러시아의 침공으로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휴전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군사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완전히 정당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4일(현지시간) RBC 우크라이나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필요하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평화를 가져다주고 추가적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참가자 4명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4명’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모건이 인터뷰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미국 간의 가상 회담에 대해 언급한 만큼 이 나라들이 참가자 4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 본인 역시 지난달 25일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회담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종전 회담을 할 경우 우크라이나·EU·미국·러시아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러우 정상 간 만남이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난 그(푸틴 대통령)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이다. 난 그를 적으로 여긴다. 솔직히 말해 그 역시 나를 적으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자국 국영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차기 정부와 할 일"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배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계엄령을 근거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정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불법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해당 내용이 이미 지난해 9월에 제안했던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이 분야를 개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영토 사수에 도움을 주고, 무기와 제재 패키지로 적을 격퇴하는 동맹국들과 함께 이 모든 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려 있으며, 이는 완전히 정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희토류 개발이 이 '승리 계획'에서 중요한 경제적 요소였다며 "당시 나는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회담도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의 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와 접촉해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과 마이클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통화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직접 회담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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