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공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1/20250211151621627859.jpg)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 및 기업 유치를 위해 본격적으로 관세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한 가운데 오히려 미국 산업과 소비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위험에 노출된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이미 지난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의 추가관세가 발효되면서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 대통령 직속 무역 조사 기관인 미국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규모는 매년 90억~100억 달러(약 13조800억원~14조53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자동차 생산에 필수 소재인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25% 및 30일간 유예하기로 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25%까지 발효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주요 생산 기지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관세를 강행한다면 이는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자동차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3중 관세' 리스크에 모두 노출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기업 유치도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초당파 싱크탱크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고용 시장의 수급 부족, 건설 비용 상승 및 건설 지연 등을 감안하면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보다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이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관세 역시 현실화된다면 오히려 미국 반도체 산업에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첨단 반도체 생산이 대부분 TSMC 등 대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25%, 50%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최근 '딥시크 쇼크' 속에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 주요 대형기술(빅테크)기업들이 주문한 AI 칩을 대부분 생산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업계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이는 곧 미국의 AI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대만 반도체 전문가 저우신졔는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대만의 파운드리 산업이 없었다면 미국의 반도체 섹터뿐만 아니라 최종 제품의 마케팅 및 설계 모두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관세로 영향을 받는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 자신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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