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필리조선소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및 건조를 위한 자격 획득 준비에 이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상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나선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인수를 위한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 필리조선소는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됐다.
연안 운송용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며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미국 존스법(Jones Act)이 적용되는 대형 상선 중 약 50%를 공급했다. 존스법은 '자국 항구 사이를 오가는 선박은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발의한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필리조선소를 직접 찾아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켈리 의원은 조선소에서 제작 공정을 살펴본 뒤 근로자들 목소리를 청취했다. 또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 5척 중 하나인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도 둘러봤다. 또 필리조선소 교육 센터에서 견습생과 교육 담당자들과 만나 현장 교육 프로그램을 점검했다.
켈리 의원은 "미국 조선업 재건은 단순히 해군 함정 건조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상선 건조와 공급망 형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 특히 한화와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상선 건조 역량은 전체 수요 가운데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면 한국 조선업은 기술력과 생산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사장은 "현재 미국 조선업은 공급망 불안정, 숙련된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필리조선소가 이를 해결하고 미국 조선업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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