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그룹]
최대 5조원 규모 대어로 꼽히는 SK실트론 인수전에 뛰어든 국내 사모펀드(PEF)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도자인 SK그룹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최고가를 부른 곳에 SK실트론을 팔 생각이라 PEF별로 인수가 산정을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반도체 웨이퍼 업체인 SK실트론 인수전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경쟁하는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국내 4대 PEF가 모두 참여하는 빅 딜로 급부상했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는 SK그룹과 장기간 거래를 이어온 한앤컴퍼니였다. 하지만 MBK와 IMM PE가 SK실트론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양대 사모펀드보다 상대적으로 펀드 운용 규모가 떨어지는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연합군을 구성했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SK실트론 지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보유 지분(29.4%)을 제외한 잔여 지분 70.6%다. 반도체 웨이퍼 수요 급증으로 SK실트론 매출·영업이익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가로 4조~5조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반도체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츠화학(2023년 점유율 29.3%)과 SUMCO(23.3%)가 주도하는 가운데 SK실트론(19.1%)과 대만 글로벌 웨이퍼(12.7%)가 추격하는 구도다. 특히 SK실트론은 한때 1위 웨이퍼 업체였던 미국 선에디슨이 파산한 후 시장 수요를 흡수하며 점유율을 6위에서 3위까지 끌어올렸다.
SK실트론 매출 대부분은 300mm(12인치) 웨이퍼에서 발생한다. 이 중 80% 이상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물량이다. 이런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주가수익비율(PER)이 20에 달하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계열사 기업공개(IPO)가 연이어 무산된 SK그룹 입장에서 대량의 운영·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반도체·첨단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실트론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다.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반도체·첨단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실트론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