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폭풍…국민의힘 지도부 사퇴 요구 잇달아

"김용태 비대위 즉시 해체...권성동 사퇴해야"

내일 의원총회서 새 지도부 선출 등 논의할 듯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6·3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에 쇄신론과 함께 지도부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새벽 당선이 확실해진 뒤로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 

당 대선 후보 최종 경선에 올랐던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께서 '불법 계엄'과 '불법 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 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리신 것"이라며 "구태 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역시 경선 후보이자 김문수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안철수 의원은 "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인데, 경선 과정에서부터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으로 나뉘어 싸우는 모습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연이은 총선 참패와 대통령 탄핵까지 당하고도 통렬한 반성과 뼈를 깎는 쇄신은 고사하고 여전히 오만하고, 무책임하고, 무기력했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를 계기로 반성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도 강해지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거운 민심의 회초리를 겸허히 받겠다. 저희 당이 뼛속까지 바뀌어야 한다는 준엄한 명령일 것"이라며 "패배의 책임에서 저를 비롯한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 없다"고 남겼다.

조정훈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선택 받지 못했다. '그래도 한 번 더 기대해 보겠다'는 마지막 마음마저 지켜드리지 못했다"면서 "그 앞에 변명은 없다. 다시 묻고, 다시 듣겠다. 그리고 제대로 고치겠다"고 주장했다.

새 지도부 구성 여부와 시기, 방식 등 향후 당 수습 방안을 놓고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하루빨리 새 원내 지도부를 꾸려 우리 당의 진로를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국민이 놀랄 변화'를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한 김용태 비대위는 즉시 해체하고,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들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진 의원도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지는 것이 기본적인 관례라는 의견이다. 다만 지도부나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법관 증원법'을 몰아붙이려는 상황에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연장, 새 원내대표 선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