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이게 진짜 롤러코스터…정리매매, 기회냐 함정이냐

  • 정리매매 기간 중 한차례 급등

  • '정매꾼' 주의…결국 상폐되면 손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리매매 기간 돈을 벌 수 있다는데, 나도 해볼까?”
 
주식 투자자라면 ‘정리매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에 마지막 매매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기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요동치며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곤 하죠.
 
정리매매는 상장폐지 직전 7거래일 동안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열어두는 것입니다. 가격제한폭(상·하한가 제도)이 없어 주가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넘나들며 극단적으로 움직입니다.
 
올해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정리매매 기간 중 한차례 이상 급등세를 보인 뒤, 다시 폭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경우가 많았죠.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며칠 뒤 다시 폭락해 거의 ‘휴지조각’이 되는 식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상장폐지된 코스닥 상장사 MIT의 경우 정리매매 첫날인 3월 19일엔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77%(1233원→278원) 빠졌지만 3일째인 21일엔 53%(260원→360원) 오른 가격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종목은 최종적으로 한 주 당 7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장폐지 됐습니다.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유명했던 위니아 또한 정리매매 기간인 지난달 9일 90%(613원→59원) 빠지더니 12일엔 전거래일 종가기준 20%(40원→48원) 넘게 상승한 바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장폐지가 예고돼 사실상 가치가 없는 주식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투기세력 때문입니다. 가격제한 폭이 없다 보니 단기 급등을 노리고 투기세력이 몰려드는 것이죠. 매수세를 유인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로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가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들은 ‘정매꾼’(정리매매꾼)이라고 불립니다.
 
물론 이런 흐름을 읽고 일반 투자자들도 정리매매 종목에 투자해 단기에 차익을 거둘 수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장폐지는 이미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정리매매가 끝나면 주식은 소각되거나 가치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정리매매는 수익보다 손실로 끝나기 쉽죠. 주가가 순간적으로 급등할 때 매수세가 몰리지만 투기세력이 빠져나가는 순간 주가는 다시 급락합니다.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종목 투자에 대해 “한탕을 노리다가는 순식간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합니다. 극단적 변동성과 상장폐지 리스크가 공존하는 정리매매 시장에서는 투자 금액 자체를 최소화하거나 애초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조언입니다.
 
정리매매 절차는 결국에는 주식의 '수명 연장전'이 아니라 '퇴장 절차'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섣부른 투자는 큰 낭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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