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주 국내 증시는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실적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을 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도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관세 여파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해야 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22포인트(0.13%) 내린 3188.07에 마감했다. 한 주 간 코스피는 0.39%, 코스닥은 2.52% 올랐다. 코스피는 차익 매물 출현과 미국 물가 우려로 주중 돌파했던 3200선을 반납했다. 코스닥은 820대에 올랐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전월치 대비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관세 여파가 물가에 미치는 것으로 풀이되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우려가 확대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글로벌 증시는 경제지표 결과만큼 관세 협상 과정과 결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발언과 함께 선반영된 협상 기대감이 약화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주는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 된다. 오는 23일(현지시간) 알파벳,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에서는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24일 SK하이닉스, 현대차, KB금융, 기아,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LG생활건강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경민 연구원은 "상반기 주도업종인 인공지능(AI), 금융, 조선, 화장품 섹터의 상승 탄력 지속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편 자동차, 바이오 등 저평가 업종 펀더멘털 확인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4배 수준으로 과거 5년 평균(19.9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은 밸류에이션 논란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적 시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미국 내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지 여부"라며 "기업의 소비자 비용 전가는 미 연준의 정책 지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나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 시점이 다가오고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가 실적에 미칠 영향에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지난 8일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관세 서한을 보냈음에도 코스피지수는 1.8% 상승 마감하는 등 한국 주식 매수 자금은 많은 상황"이라며 "실적 시즌 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지주, 증권) 중에서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종목으로 옥석 가리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은 점차 물가 데이터에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의 이익·가이던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고용 감축, 투자 지연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해서 알파벳 등 빅테크의 AI 자본적지출(CapEx) 투자 전망도 살펴야 한다"며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과잉 공급 및 가격 하락 우려가 대두된 상황에서 여전히 AI 투자 수요가 강하다면 SK하이닉스 등 AI 하드웨어 종목의 되돌림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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