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38% 내린 4만446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12% 내린 6362.90으로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5% 오른 2만1129.67로 장을 마쳤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해 연준의 관망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9월엔 내린다고 한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긴축 선호)으로 해석했다. S&P500 지수는 회의 직전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파월 발언 이후 하락 전환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연율 3.0%로 집계됐다. 1분기(-0.5%)의 역성장에서 반등한 수치다. 하지만 이는 관세 정책 영향에 따른 수입 급감에 따른 것으로, 미국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은 약화하는 조짐을 나타냈다.
JP 파워스 RWA 웰스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는 "FOMC 성명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관세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오늘 2분기 성장률 발표를 보더라도 경제지표에 얼마나 잡음(noise)이 많은지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수익률이 상승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7%로 전장 대비 4bp(1bp=0.01%) 올랐고, 2년물은 3.94%로 6bp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 회견 후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을 54%로 높여 반영했다. 전날까지는 35% 수준이었다.
한편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빅테크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분기 매출 764억4000만 달러(약 106조5191억원), 주당순이익(EPS) 3.65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LSEG 집계 예상치(매출 738억1000만 달러, EPS 3.37 달러)를 모두 웃돈 수치다.
메타도 2분기 매출 475억2000만 달러, EPS 7.14달러로 시장 기대(매출 448억 달러, EPS 5.92 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간외 거래에서 MS는 9%, 메타는 11% 각각 급등했다.
MS는 이로써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AI 산업 낙관론에 힘입어 2.14% 상승했으며, 시총은 4조3742억 달러에 도달했다. AI 산업 팽창으로 전력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컨스털레이션 에너지의 주가도 4.4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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