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강 프로젝트' 아주 유망" 석학들 호평…신현송 "재정지원 바우처 장점"

  • 세계경제학자대회 넷째날 'CBDC 현황' 세션

  • 석학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리스크 우려 일색

  • BIS 신현송 "자본유출 증폭하고 환율변동성 키운다"

  • 실바나 "한국 자금조달 비용 상승, 기업들 긴급 비상"

  • "민간+공공 장점 결합한 한강 프로젝트 매우 유망"

세계경제학자대회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현황'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 사업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로서 재정 지원금 배포용으로 아주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강 프로젝트의 예금토큰은 프로그래밍 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을 그대로 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신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 한강 프로젝트의 프라이버시를 우려하는 데 대해서도 오히려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장점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CBDC는 리테일(범용)과 홀세일(기관용)이 있는데 한강 프로젝트는 홀세일이다"라면서 "은행은 고객의 정보를 보겠지만 중앙은행은 지급 준비금으로 최종 결제만 담당할 뿐이지 개별 거래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실장이 소개한 프로젝트 한강과 관련해 호평한 것이다. 거시경제학계 석학이자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 BIS에서 경제 관련 연구를 총괄하는 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디지털 혁신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주력하고 있다. 때문에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윤 실장은 이 자리에서 "한강 프로젝트 실험 중에서도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과 재정 패키지를 통한 바우처 배포 등은 매우 중요한 정책 과제이며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스마트 바우처 프로그램을 시스템과 연동해 실험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도 협력했다"며 "현 시스템은 바우처 스마트 계약 발행 시 수많은 코드 변경과 개발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저희 추가 레이어 덕분에 몇 줄만 수정하고 클릭 몇 번으로 전체 프로세스를 변경할 수 있어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 이코노미스트 외에도 세계 석학들은 한은의 한강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대체제로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영국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실바나 텐레이로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 장단점이 있는데 한강 프로젝트는 매우 유망한 중간형 솔루션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완전한 민간도, 완전한 공공도 아닌 형태로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장점과 CBDC 안전 장치를 결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테오 마지오리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지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공공 솔루션, 즉 CBDC"라면서 "기본 아이디어는 단순한 공공 인프라를 제공해 기존 자산들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부문은 혁신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우리는 기본적인 공공 규칙과 틀만 제공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가 그 실험을 하도록 놔둬야 한다"며 "아무도 연준이 직접 모바일 결제앱을 만들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에 대해선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기존의 외환 거래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지름길"이라며 "블록체인을 통해 달러 표시 가상자산과 맞교환함으로써 자본 유출의 통로를 터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본 유출을 가속화하고 스트레스 상황 발생 시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자본 유입 역시 증폭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오리 교수 역시 "암호화폐는 쉽게 말해 쓸모가 없기 때문에 그냥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기술이 일부 사용될 수 있으며 정치적 동기는 이해하지만 경제학자로서 스테이블코인은 '절대 안 된다'고 본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마지오리 교수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운영 방식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과 관련해 "시장은 변동하는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준비금 전액을 담보하도록 하는 개념 자체가 이상하다"며 "이자가 주된 수익인데 금리가 마이너스가 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도 없다"고 지적했다.

텐레이로 교수도 "한국의 예금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된다면 한국 내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의 중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와 기업이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채택하기 시작한 만큼 이것은 새로운 긴급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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