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법원, 'VIP 수감 논란' 탁신 전 총리에 1년 실형 선고

재판부 "병원에 입원한 기간은 복역 기간으로 인정될 수 없어"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VIP 수감’ 논란을 빚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대법원 판결로 결국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게 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이날 탁신 전 총리에 대해 1년간 실형을 살아야 한다고 판결하고 그를 즉각 재수감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탁신 전 총리가 당시 중병을 앓고 있지 않았으며, 병원에 입원한 기간은 복역 기간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탁신 전 총리는 2023년 8월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 직후 권한 남용 등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감 하루 만에 심장질환과 흉통을 호소해 경찰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국왕의 특별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다. 그는 교도소에 하루도 수감되지 않은 채 병원 VIP 병동에서 6개월을 보낸 뒤 가석방돼 특혜 논란을 불러왔다.
 
이와 관련해 탁신 전 총리가 병원에서 수감 생활을 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 않았다는 국가의료기관의 판단이 나왔고 그가 머문 경찰병원 VIP 병실에는 에어컨과 소파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날 탁신 전 총리는 딸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판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이후 나는 자유를 잃었지만, 여전히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생각의 자유는 가지고 있다”며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패통탄 전 총리는 판결 뒤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의 형량을 감형해주신 국왕께 감사드린다”며 “아버지는 태국 정치에서 여전히 정신적 지도자로 남을 것이며, 언제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걱정되지만, 동시에 그가 나라를 위해 많은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온 것이 자랑스럽다.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가족 모두는 굳건한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탁신 전 총리는 판결 사흘 전 전용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가 전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