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주식시장은 심리로 움직인다. (대주주 기준 강화가) 만약 주식시장 활성화에 장애를 받게 할 정도라면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우선 추진하고 있는 경제와 산업정책의 핵심이 주식시장 활성화인 만큼 정부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부족한 세수를 주식시장에서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발표된 이후 증시가 출렁이는 등 냉담한 반응이 이어졌고 정부·여당 지지율까지 흔들리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됐다.
또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첫 영수회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또한 이 대통령에게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의견을 모아보는데 대체적으로 그냥 다 원래대로 놔두자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굳이 (정책을) 끝까지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라면서 “국회 논의에 맡기도록 할 생각”이라고 정책 철회를 시사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재정 투입과 제도 개선 등으로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우리) 금융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가장 핵심은 주식시장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장기 경제 정책 부재, 한반도 안보리스크, 기업 운영의 불투명성 등이 증시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가수익비율이 순자산보다 낮은 저평가 기업이 우리 증시에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상법 개정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면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개정안은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악덕 기업 경영진, 일부 지배주주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그 회사를 살리고 압도적 다수 주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경영풍토를 정상화해야 주가가 정상화되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또 증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은 원금까지 싹 몰수하겠다.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려 한다”면서 주식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저해하는 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이 대통령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35%로 책정하는 세제개편에 대해서도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세수에 큰 결손이 없으면서 배당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에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내 증시를 새로운 경제 수단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투자수단을 하나 갖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가 일부 정상화되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국부가 300조~400조원 늘었다"면서 "(증시 활성화로) 대한민국 국부도 늘리고 투자수단도 추가로 만들고 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좀 더 용이하게 하고, 벤처·스타트업들이 쉽게 자금을 조달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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