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체계 대수술 예고...수출 창구 단일화 방안 1분기 내 윤곽

  • 산업부, 연구 용역 시점 앞당겨

UAE 원전 4호기 전경 사진한국전력
UAE 원전 4호기 전경 [사진=한국전력]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나뉜 원전 수출 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원전 수출 일원화 개편안과 관련된 연구 용역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1분기 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 차원의 개편안을 확정하고, 한전과 한수원 수장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국제 소송 취하와 수출 체계 재편에 대한 최종 합의를 끌어낼 계획이다.

한전은 앞서 지난 8일 산업통상부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수출 체계 일원화가 아닌 현행 이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이 마케팅·금융 조달, 한수원은 건설·운영을 맡는 기존 협업 구조가 각 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전이 원전 수출을 전담하던 체계는 2016년 이후 지역별 분담 방식으로 바뀌었다. 미국·아랍에미리트(UAE)·베트남 등 한국형 원전을 그대로 쓸 수 있는 지역은 한전이, 체코·루마니아·필리핀 등 설계 변경이 필요한 지역은 한수원이 맡아 수주에 나서는 식이다.

하지만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외 발주처와의 협상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거나 두 기관 간의 상호 불신과 정보 공유 미흡이 수주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약 1조4000억원의 추가 공사비 정산 문제는 갈등의 분수령이 됐다. 

한전과 한수원은 UAE 바라카 원전 과정에서 생긴 1조원대 추가 공사비 정산을 두고 LCIA에서 중재를 진행하고 있다. 모회사·자회사 관계인 두 회사가 국제 법정에서 다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출 체계 개편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한수원은 양사가 독립 법인으로서 체결한 계약을 근거로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한전이 발주처인 UAE와 정산을 하는 것과 별도로 자사 서비스에 관한 정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전은 발주처를 설득할 수준의 충분한 증빙이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한수원이 한전의 100% 자회사로 연결재무제표로 묶여 있는 경제적 동일체인 만큼 UAE 측에 추가로 들어간 공사비를 받아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가 개편을 서두르는 또 다른 이유는 한미 간 원전 협력 확대 움직임도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을 계기로 미국 내 원전 건설에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일부를 활용하겠다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언급하면서 원전 수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도 나오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원전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내부 교통정리가 늦어질 경우 수출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수출 창구 일원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양 기관 간의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한전은 2001년 분사한 100% 자회사 한수원에 '사업 총괄' 권한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고 한수원은 원전 사업의 핵심인 건설·운영 능력을 갖춘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맞선다.

이 때문에 한전과 한수원에 있는 원전 수출 관련 인력을 한데 모아 원전 수출을 전담하는 제3의 독립 기관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원전 업계에서는 수출 역량을 갖춘 조직 위에 또 다른 상급 기구를 두는 것이 의사결정 단계만 늘리고 예산을 낭비하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정부 조직 개편으로 한전과 한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관으로 이관되자 산업부가 산하에 자기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 개편 아니냐는 주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느 방안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개편안을 마련했을 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한전과 한수원 모두 수출 창구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에 조금씩 그 차이를 좁히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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