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이 지정학적 이점과 한국과의 인프라 협력을 지렛대 삼아 중앙아시아의 핵심 물류·교통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알리셰르 압두살로모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는 4일 AJ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정치적 대화가 실제 생산망과 투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외교가 완성된다"고 밝혔다.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이중 내륙국인 우즈베키스탄은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화물 및 여객 운송을 철도망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한계는 최근 한국 방산·철도 기업 현대로템이 제작한 고속열차가 현지에 도입되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잘롤리딘 망구베르디(Jaloliddin Manguberdi)'로 명명된 이 열차는 현재 타슈켄트-히바 노선 투입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고속철도는 단순히 이동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전환의 속도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차량 구매를 넘어 기술적 유지보수와 대규모 정비, 부품 현지 조립까지 가능한 종합 서비스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목표다.
그는 "장비 도입은 첫 단계에 불과하며, 산업적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라며 "인프라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결국 그 인프라의 중심이 된다. 우리는 단순히 현대식 열차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철도 산업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프라 개편은 우즈베키스탄을 세계 50대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국가 발전 계획인 '우즈베키스탄-2030' 전략의 핵심이다. 경제 및 사회 복지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한국의 전자정부, 지능형 물류, 빅데이터 솔루션을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의 협력은 민관협력(PPP) 방식을 통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으로도 이어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참여하는 우르겐치 국제공항 현대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이 프로젝트가 향후 신타슈켄트 국제공항과 스마트 시티 시스템 구축의 표준 모델이 될 것이라며 "현대적인 인프라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관리 철학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가 디지털 및 친환경 기술로 재편되면서 구리, 리튬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포럼, 일명 '포지(FORGE)' 이니셔티브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막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자재 수출에만 의존하는 전통적 모델을 거부하고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토대는 지난 2019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소재융합연구소(KIRAM)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설립한 희소금속 공동 연구센터를 통해 마련됐다.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기술의 미래는 자원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접근에서 시작된다"며 "우리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공동의 과학 및 생산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원 및 기술 연계는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매개로 두 지역을 연결하려는 한국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어, 올해 처음 열리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은 2017년 무렵 우즈베키스탄의 4대 외국인 직접투자국이었으나 이후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막대한 자본 유입에 밀려 현재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을 다시 3대 투자국 지위로 복귀시키는 것은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의 최우선 과제다.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외국 기업을 겨냥한 폭넓은 세금 면제, 통관 수수료 인하, 인프라 개발 국가 지원 등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제시했다. 아울러 거시경제적 안정성, 예측 가능한 환율,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 보유국으로서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투자 강점으로 꼽았다.
양국은 올 하반기 열릴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안된 산업, 디지털, 교통 프로젝트들을 실제 이행하기 위한 재정적, 제도적 메커니즘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정상회의에서 도출될 합의와 관련해 그는 장기적인 안목을 주문했다.
압두살로모프 대사는 "강한 국가는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내린 결정을 일관되게 실행하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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