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중동전쟁 1주일 ② 호르무즈에서 시작된 충격, 한국 경제 비상 대응 체제 세워야

중동 전쟁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또다시 불확실성의 파도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에너지와 물류라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동맥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전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이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사실상 생명선과 같은 곳이다. 전 세계 원유와 LNG의 상당량이 이곳을 통과한다. 만약 이 해협의 통항이 장기간 제한된다면 국제 유가는 물론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동시에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에 미군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에 미군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해상 운임도 급등했다. 해상 보험사들이 전쟁 위험 지역을 확대하면서 물류 비용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전쟁의 충격이 군사 영역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원유와 가스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바로 생산 비용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금리 불안까지 겹치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화학과 항공, 해운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글로벌 물류가 막히면 제조업 기반 경제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비축유와 에너지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단기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에너지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안정적인 에너지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공급망 안정 역시 국가 전략의 핵심 과제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또 하나의 교훈을 남긴다. 경제 안보는 이제 군사 안보만큼 중요한 국가 과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국제 분쟁이 언제든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 모두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를 과소평가하지 않는 현실적 대응이다. 중동의 긴장이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제는 전쟁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준비된 경제는 충격을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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