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을 공개하는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증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코스피 상장사의 절반 이상이 PBR 1배를 밑도는 상황에서 대거 ‘저평가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 상장 종목 951개 가운데 PBR 1배 미만 종목은 520개로 54.7%를 차지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1817개 종목 중 715개(39.4%)가 1배를 하회했습니다. PBR 0.3배 미만으로 좁히면 코스피 74개, 코스닥 60개로 집계됐습니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지표로, 1배 미만이면 청산가치보다 낮은 평가를 의미합니다. 정부는 낮은 PBR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장사가 대주주 이익을 위해 주가를 방치하는 관행을 문제로 보고 최근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내놨습니다.
저PBR 기업 반기 공개…시장 압박 본격화
해당 방안에는 오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리스트를 반기마다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배력 확대 등 대주주 이익을 위해 낮은 주가를 유지하는 행태를 개선하도록 시장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동일 업종 내 PBR이 2개 반기 연속 하위 20%' 수준이 예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상 기업은 한국거래소 밸류업 홈페이지에 공표되고 종목명에는 '저PBR' 태그가 부착됩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공표 및 태그 적용을 유예해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밸류업 정책과 유사하지만 권고 수준을 넘어 공시 의무에 가까운 형태로 설계된다는 점에서 보다 강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국회도 칼 빼들어…저PBR 규제 입법 추진
이와 별도로 국회에서도 저PBR 기업을 겨냥한 규제 입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에 대해 상속·증여 시 '주가' 대신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자산+수익 공정가치평가)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법안을 두고 "(입법될 경우) 대주주의 주가하락유인이 사라진다"며 "PBR 1배 미만 기업 중 최대 주주가 개인(상속∙증여세 대상)인 기업들의 경우 위 법안으로 인해 주가 모멘텀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현정 의원도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PBR이 2년 연속 1배 미만인 상장사에 대해 배당가능이익 처분, 자기주식 취득·소각, 사업구조 개선 계획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작성·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증시 체질 개선 기대…산업별 형평성 지적도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혁방안이 국내 증시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박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상장기업 수는 줄어드는 대신 질적 수준이 개선되고, 이는 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지주사와 저PBR 기업, 코스닥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한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저PBR 기업은 공시 압박을 통해 배당 및 자사중정책 변화가 유도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시장 전반에서는 상장기업들의 질적 수준 제고와 동시에 투자 유망한 기업들이 확대되면서 주가수익비율(PER)과 PBR 상승으로 이어지는 장기 우상향의 장기투자가 가능한 K-증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집약적 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PBR이 구조적으로 낮게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단순히 PBR이 1배를 상회한다고 해서 기업의 질적 우수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권범석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건설, 철강, 화학, 금융 등과 같이 전통적으로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낮아 PBR이 낮은 산업들에 대해 타 산업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등 의견이 있다"며 "일부에서는 거래량, 유동 주식 비율 등을 고려한 새로운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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