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나들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 충격이 겹치면서 한계기업 부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용 상승이 재무위기로 이어지며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해진 기업 체력이 고환율·고유가 충격과 맞물리면서 한계기업 전반의 부실 위험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4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법인파산 접수 건수는 372건으로 전년 동기(281건) 대비 약 32%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1~2월 기준으로는 최대치다. △2021년 129건 △2022년 135건 △2023년 205건 △2024년 288건 등으로 파산 건수는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파산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이미 취약해진 기업 체력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국면을 거치며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었고 한계기업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으로,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흔들릴 수 있는 취약군으로 꼽힌다.
실제 지표도 악화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 이상 한계 상태를 이어온 기업 비중은 2023년 36.5%에서 2024년 44.8%로 급증했다. 반면 한계 상태에서 벗어난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6.3%에서 12.8%로 줄었다. 회복보다 악화 속도가 더 빠른 구조다.
문제는 최근 환율과 유가 상승이 맞물리며 기업 비용 부담을 추가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이후 14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 선까지 상승했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원가 압박이 한층 커졌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추가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환율·고유가에 고금리까지 더해지면 한계기업은 다시 ‘3고(高)’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금융 지원만으로는 누적된 한계기업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경쟁력이 낮은 기업에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계기업 문제는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국가 신인도를 평가할 때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며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은 단계적으로 정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별 특성과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상장기업은 시장을 통한 퇴출을 유도하고, 비상장기업 역시 회수 가능한 범위에서 선별적으로 정리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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