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미로운 치아백서] 꽃놀이 후, 물 한 모금이 치아를 지킵니다

  • 봄철 나들이에서 실천하는 부드러운 양치 습관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올해도 벌써 꽃 피는 봄날이 왔습니다. 봄날의 피크닉은 생각만 해도 늘 즐겁습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김밥을 나누고, 달콤한 과일과 음료를 곁들이는 시간은 그 자체로 계절의 선물이지요. 맛있는 도시락 시간이 끝나면 “이제 양치해야겠다.”는 생각이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맞겠지요. 아주 훌륭합니다. 다만, 그 전에 ‘칫솔보다 먼저, 물 한 모금’ 한 가지를 더해보면 어떨까요.

음식을 먹고 난 직후의 입안은 단순히 “더러워진 상태”가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상태에 놓입니다. 음식의 당분과 산성 성분이 남아 있고, 침의 균형도 일시적으로 흐트러져 있습니다. 여기에 야외 활동이라는 환경이 더해지면, 수분 섭취 부족과 건조한 공기로 인해 침의 역할도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때의 입안은 말하자면, 청소를 시작하기 전 ‘먼지를 가라앉히지 않은 방’과 비슷한 상태입니다. 

이때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은 단순한 습관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음식물 잔여물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산성 물질을 희석하며, 침 분비를 자극하여 자연적인 중화 작용을 돕습니다. 물로 헹구는 것은 실내에서도 야외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임에도  입 안 환경을 정리하는 데에는 이토록 효과적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물 한 번 헹구는 것만으로도 충치 위험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입을 물로 헹군 후에 칫솔질을 하는 습관이 더 좋습니다. 입안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양치를 하면 치약의 효과가 보다 균일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칫솔질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구강 전체가 균형 있게 정리됩니다. 

야외에서는 사실 완벽한 양치질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순서가 더 중요해집니다. 식사 후에는 꼭 물 한 잔을 마시고 입 속을 가볍게 헹구어주세요. 이후 간식을 먹었다면 꼭 다시 한 번 물로 헹구어내주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여유가 생겼을 때 차분히 칫솔질을 해주세요. 이 정도 간단한 루틴만 지켜도 구강 건강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흔히 양치질이라고 하면 대부분 “얼마나 빨리, 몇 번,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건강은 속도가 아니라 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양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닦는 행위 이전에, 입안을 정리하는 작은 절차. 그 한 모금의 물이 결국 치아를 지키는 시작이 됩니다. 따뜻한 봄날, 꽃을 보며 웃는 시간만큼 치아도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도록 해보시기 바랍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