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나 도시락 찾는 손님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인데, 매대가 비어 있으니 다른 물건도 안 사고 그냥 나가버립니다. 본사와 기사들 싸움에 왜 점주들만 피 흘려야 합니까.”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중학교 인근 CU 편의점. 평소 같으면 하교하는 학생들로 붐볐을 점포지만 삼각김밥을 찾던 학생들이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자 점주는 한숨과 함께 이 같이 푸념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CU지회의 파업과 물류센터 봉쇄가 이어지면서 편의점의 핵심 매출원인 간편식 공급이 사실상 멈춰 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류센터를 막아선 화물연대 조합원이 대체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편의점업계는 사태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사측과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며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5일부터 배송 기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해 주요 물류센터를 봉쇄했다. 17일부터는 하루 15만개의 간편식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 공장까지 막아섰다.
이에 CU의 전국 3000여개 점포가 직격탄을 맞았다. 사측이 대체 물류 체계를 가동해 이날 오전부터 수도권 일부 점포에 간편식 배송을 재개했으나, 상당수 매장은 여전히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CU 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도중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물류 차량 출자를 저지하려다 화물차와 충돌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인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교섭 문제에 대해서는 배송 기사들이 외부 운송사와 개별 계약을 맺고 있어 직접 교섭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화물연대는 개정된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실질적으로 업무를 통제하는 원청 BGF리테일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떠안고 있다. 간편식은 점포의 강력한 집객 상품이자 다른 상품의 동반 구매를 유도하는 핵심 매출원이다. CU가맹점주연합회에 따르면 결품 사태로 일부 점포는 하루 매출이 평균 20~30% 급감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점포당 매일 50만~60만 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는 셈이다.
김미연 CU가맹점주연합회장은 “결품과 지연 배송으로 이미 매장 매출의 30%가량이 빠진 상태”라며 “노란봉투법 어디에 엉뚱한 소상공인이 피해를 봐도 된다는 구절이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김 회장은 국회 앞에서 파업 철회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태 장기화와 함께 파업 도미노 현상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1위인 CU가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직접 교섭에 나선다면 타 편의점과 마트,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 전체 물류망에 파장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BGF가 물러서는 순간 파업이 들불처럼 번질 수 있어 동종 업계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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