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용의 재계비화] 방산·조선 앞세워 재계 5위 진입한 한화...향후 주어진 과제는?

  • 롯데·포스코 제치고 재계 빅5 성과...방산·조선 선택과 집중

  • 미래 과제 산적...방산 판로 확대하고 석화·태양광 부진 해소

사진한화그룹
[사진=한화그룹]
지난달 좀처럼 변화가 없는 재계순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한화그룹이 2026년 기준 공정자산 149조6050억원으로 전년보다 자산이 19% 늘며 5위로 뛰어오른 반면 지난해까지 5위였던 롯데그룹은 자산이 0.6% 줄어든 142조4200억원을 기록하며 6위로 밀렸다. 6위였던 포스코그룹은 자산이 2%가량 늘어난 140조5840억원을 기록했지만 증가세가 한화그룹만은 못했다.

재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지난 10년 동안 진행해 온 방산·조선·에너지 부문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이 미국의 대중 견제정책과 중동전쟁 등의 대외 환경과 시너지를 일으켜 그룹의 급성장을 끌어냈다. 한국의 대미투자전략의 핵심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도 한화그룹이 중심이 되어서 추진 중일 정도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2년 김동관 부회장 취임 후 줄곧 록히드마틴과 같은 글로벌 방산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 개편에 속도를 내왔다. ㈜한화 방산부문과 한화디펜스 등으로 나뉘어 있던 그룹 내 모든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시키고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과 HSD엔진(한화엔진)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해외에선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확보에 나선 데 이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사업 거점을 마련했다. 

이러한 선제적 투자에 힘입어 친환경 선박 확대와 전 세계적인 선박교체 주기 도래에 따른 조선 '슈퍼 사이클'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동유럽 방산 수요 증가 특수효과까지 함께 누렸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방산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삼성·SK·현대차·LG그룹과 함께 재계 빅5로 안착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동유럽과 중동 등이 중심이 되는 방산 수출 지역을 미국, 서유럽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는 점이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전쟁 특수를 넘어 구매력 있는 고객을 지속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방산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과 김 부회장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또는 경영권 확보라는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보유한 KAI 지분율이 관계사를 포함해 5.09%가 넘었고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완제기 개발·제작사인 KAI와 협력을 통해 항공기부터 무장·엔진·레이더·발사체까지 모든 방산 사업 영역을 아우르는 성장 모델을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또 다른 과제로는 과거 그룹을 지탱하던 핵심 사업인 석유화학과 중국의 맹추격을 받는 태양광 사업 경쟁력을 복구하는 것이다. 앞서 두 사업을 영위하는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석화 사업 경쟁력 악화로 누적된 채무를 해소하고 태양광 사업 성장을 위해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제동이 걸렸다. 유증 외에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없었는지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유증 계획 자체는 유지하지만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납입 등 유증 일정을 모두 연기하며 시장과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과제로는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3세 경영구도로 안정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 부문 계열사는 아직 분리에 대한 움직임이 없지만,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테크(영상보안, 로봇, 반도체 장비)와 라이프(백화점, 호텔, 급식) 부문 사업은 ㈜한화에서 인적분할된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아래 모여 올 하반기부터 독립 경영을 본격화한다. 한국거래소도 지난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유가증권시장 재상장 적격 결정을 내림에 따라 올해 7월 분리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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