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구성에 관여하고, 무장 병력의 국회 투입 상황을 방조·정당화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계엄군 핵심 참모진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7-2부(부장판사 오창섭·류창성·장성훈)는 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부하범죄 부진정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의장과 정진팔 전 합참차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차장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은 공소사실 요지 낭독을 통해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전군 경계태세를 2급으로 고집스럽게 격상해 비상계엄에 군사적 비상성을 부여했고,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에도 "계엄사령부 임무를 우선 수행하라"고 명령해 계엄군의 불법 임무 수행을 합참이 명령한 형태로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참모진의 병력 철수 건의를 묵살하고, 합참 의장으로서 불법적인 병력 투입을 중단시켜야 할 작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정 전 차장 등 참모진 3명에 대해서도 계엄사 포고령 1호 작성·전파, 경찰력 증원 지휘, 무력 행사 조언, 국회 해제 의결 이후 제2신속대응사단 등 추가 병력 투입을 시도한 핵심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전 의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상세한 반박 내용은 서면 의견서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 역시 재판에 앞서 법정 밖에서 취재진을 만나 "특검이 사실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왜곡하고 있지만, 팩트와 진실에 따라 법정에서 명예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정 전 차장, 김 전 실장, 이 전 차장 측 변호인단도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 발령의 위헌·위법성을 당시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정 전 차장 측은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33년간 국가에 헌신한 군인이 내란에 가담할 범행 동기가 전혀 없다"면서 "당시 폭력이나 무기 사용, 추가 병력 투입에 오히려 반대의 의견을 냈음에도 특검이 맥락을 왜곡해 공소를 제기했다"고 반발했다.
이 전 차장 역시 피고인 발언을 통해 "불법적인 의도나 목적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통상적인 참모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공소장에 감정명령(재판에서 특별한 지식이 필요할 때 법원이 전문가에게 조사를 명하는 증거조사 절차)을 발령한 부분과 부진정(완전한 법적 성질이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 부분에서 모순점이 몇 가지 있고, 비상계엄 당시 특전사 지휘 권한이 합참 의장에게 있는 게 맞는지 등 군 지휘 체계 전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기재해 달라고 특검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공소장에 '3명(정진팔, 김흥준, 이재식)이 했다'와 같은 문장이 자주 등장한다고 지적하며, 3명이 동시에 건의를 했는지, 개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을 좀 더 정확히 기재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후 4시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 상황실이 설치됐던 합참 지하 전투통제실·작전회의실에 대한 비공개 현장 검증을 실시한다. 국방부 측이 군사보안을 이유로 재판부 구성원의 출입만 허용한 만큼 특검과 변호인단은 동석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현장 검증 결과를 주요 직접 증거로 사용하기보다는 향후 증인들의 법정 진술과 당시 정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향후 구속 피고인들의 심리 경과와 증인신문 효율성을 고려해 피고인별로 절차를 일부 분리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오는 10일 열리는 공판에는 핵심 증인인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전 육군참모총장)이 법정에 출석해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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