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관련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배포한 혐의를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2일 위계업무방해 혐의로 정 전 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수사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넘겨 진 뒤 약 석 달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축구협회 이사회에 감독 추천 권한을 가진 전력강화위원회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이사회 전달용 심의 안건 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허위 자료를 이사들에게 배포함으로써 이사회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해당 안건 자료에는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정 전 회장 등이 자신들의 의사대로 감독을 선임하고자 정 전 위원장이 요청한 것처럼 허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이 전 이사가 정 전 회장 등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정당한 권한으로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허위 문구도 포함됐다.
경찰은 기존에 입건된 정 전 회장과 이 전 이사 외에 김 전 부회장 역시 허위 자료 작성에 관여한 정황을 확인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해 송치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축구협회 의사결정이 일부 간부의 의견에 좌우된다는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판단했다. 전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는 외관을 형성하기 위해 허위 자료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경찰은 정 전 회장 등의 업무방해 행위에 홍명보 전 감독이 유착되거나 관여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홍 전 감독을 무혐의로 불송치 처분했다. 홍 전 감독에 대한 과다 연봉 지급 의혹, 선수 간 다툼 관련 명예훼손 의혹 등 다른 고발 건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정 전 회장 측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정 전 회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수사 과정을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진행됐음을 충실히 설명했다"며 "이사회를 속일 이유도 없고, 속인 사실은 더더욱 없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되고 진실이 밝혀지도록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수사는 지난 2024년 7월 종로경찰서에 8건의 고발장이 접수된 뒤 시작됐다. 이후 수사가 장기간 지연됐으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이재명 대통령의 문책성 발언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올해 7월 서울청 광수단으로 사건이 이송됐다. 경찰은 축구회관과 천안 대한축구협회 압수수색, 관련자 60여명 조사 등을 거쳐 관련 혐의를 구체화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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