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31만명, 페이스북 39만명, 틱톡 8만명, 유튜브 4만명. 독일 피아니스트 유스투스 아이히혼(16)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약 8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거실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올리기 시작한 지 3년 만에 그는 '클래식계 SNS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 데뷔 음반 '더 소스(The Source)'를 발매한 뒤에는 팔로워가 급증했다.
2009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태어난 아이히혼은 세 살 때 피아노 즉흥 연주를 시작했고, 열 살에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 영재다. 최근 기자들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제 팔로워 중 상당수가 서울을 비롯한 한국인들"이라며 "전체의 15~2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히혼은 연주회나 오케스트라 협연 영상 뿐 아니라 창고, 들판, 기차 등 공연장 밖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도 SNS에 올린다.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화제를 모은 것은 체르니의 '연습곡 Op.740 No.14'를 편곡한 영상이다. 빠르고 격정적인 원곡을 명상적인 분위기로 바꿨다. 곡을 연습하다가 즉흥적으로 리듬을 바꿨다. 아이히혼에게 체르니는 단지 연습곡을 쓴 작곡가가 아니다. “베토벤의 제자이자 리스트의 스승”인 체르니는 어린 시절부터 그의 연주 기교를 발전시키는 데 영향을 줬다.
지난달 11일 발매한 첫 음반 '더 소스'에는 바흐, 힌데미트, 멘델스존, 리스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고향 바이마르와 인연이 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담았다. 자작곡 세 곡도 수록했다. 음반 제목은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뜻한다. 그는 "청중에 제 음악적 기원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음악은 즉흥적으로 만든다. 풍경을 떠올리고 이를 선율로 옮긴다. 자작곡 '사일런트 필즈(Silent Fields)'를 쓸 때는 바람에 흔들리는 옥수수밭을 생각했다. 피아노 앞에서 우연히 떠오른 화음이나 선율은 휴대전화로 녹음해 뒀다가 곡을 완성한다.
그가 음악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솔직함'이다. 카메라 앞과 뒤에서 다른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목표도 분명하다. "클래식을 듣지 않는 사람들도 클래식을 들을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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