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간부들이 45억원 규모 국책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평가 점수를 준 데 이어, 정상 낙찰된 중소기업에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경찰 수사 자료와 내부 문건을 통해 제기됐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초경찰서 수사 자료와 코트라 평가표 등을 분석한 결과, 코트라 발주 45억원 규모 국책사업에서 디지털무역 담당 간부 3명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 정황이 확인됐다.
의원실이 입수한 이 사업의 '제안서 평가회의 결과' 자료를 보면, 코트라 사업 담당 간부들은 제안서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선호한 특정 업체에 높은 점수를 줬다. 외부 심사위원들과의 점수 편차가 평균 9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부 위원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낙찰기업 A사에는 최하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최 의원실의 설명이다.
의원실은 계약 이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코트라가 사이트 개발의 핵심인 '메인 디자인' 시안 확정을 4개월가량 미루다 계약 만료일이 한참 지난 12월 말에야 최종 승인했다는 것이다. 개발 시간이 크게 부족해졌지만 A사는 이듬해 1월 베타 서비스를 오픈하며 과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코트라는 1월 말 자체 감리 결과 진척률이 미달한다는 이유로 A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A사가 최종 감리 시정조치보고서의 오류를 지적하며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코트라는 별다른 회신을 하지 않았고, 이미 지급한 선급금 13억5600만원 전액의 반환을 요구했다. 의원실은 인건비와 개발비로 수십억원을 투입한 A사가 현재 파산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유사한 문제가 다른 사업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주된 3차 사업에서도 1차 사업을 맡았던 부서가 물품 공급업체 C사에 무리한 용역 업무를 요구하고, 서류 미비를 이유로 검수를 미루며 계약 해지와 부정당업자 제재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찰 점수를 조작하고 유착된 업체를 하도급으로 끼워 넣은 뒤 이를 숨기려 사업을 지연시켜 중소기업을 부도 위기로 내몬 것"이라며 "경찰 수사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징계는커녕 국회에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한 것은 코트라 사장과 감사실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강도 높은 특별 감사를 즉시 실시하고,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와 피해 중소기업 구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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