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우디·이란, 후티 공세 속 긴장 완화 논의…아랍권은 공동 대응 촉구

  • 이란 "사우디·예멘 간 대화 지원 준비"…군사적 해결에 선 그어

  • 아랍연맹, 후티 공격 규탄…사우디 안보 위한 조치 지지

  • 이란 전문가 "후티는 독립적인 세력…이란 영향력에도 한계"

1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시민들이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조직 대변인의 TV 성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시민들이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조직 대변인의 TV 성명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란 외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잇따르자 아랍권에서도 사우디에 대한 지지와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통신은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이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역내 분쟁 상황과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아라그치 장관은 "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기들은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간 대화를 촉진하고 정치적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양국 외무장관의 접촉이 공개된 것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다.

이란이 대화 중재를 제안한 배경에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 간 충돌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아랍 주요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후티 반군이 국제 석유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얻고 있지만, 동시에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해 왔지만 그들이 이란의 대리 세력이 아니라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며 "그들은 독립적인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티 반군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사우디의 봉쇄 해제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이란이 이들에게 휴전을 압박할 만큼 충분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최근 일주일 사이 사우디 본토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 특히 지난 10일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한 공격으로 13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당초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으나 인도인 부상자 1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13명으로 늘었다.

후티 반군은 이날에도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추가 공격해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후티 측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봉쇄와 예멘 공습을 비난하며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티 반군 측 사바통신에 따르면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조직 대변인은 이날 엑스(X)를 통해 "모든 항공사와 전문가, 공항 근로자 및 여행객들에게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이용하지 말 것을 거듭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공항을 제외한 사우디의 모든 공항은 공격 대상이자 우리 군의 작전 무대"라며 "요격 실패로 발생하는 모든 결과의 책임은 사우디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 공동 대응 촉구

후티 반군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아랍권에서는 사우디에 대한 연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사우디 현지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아므르 무사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아랍권 외무장관 긴급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무사 전 사무총장은 사우디의 주권과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를 아랍권 전체의 안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우디의 안보와 주권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며 단순한 규탄 성명이나 연대 표명을 넘어선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아랍 정상회의를 긴급 소집해 걸프 지역과 팔레스타인, 홍해, 아프리카의 뿔 지역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랍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후티 반군의 민간 항공시설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아랍연맹은 반복적인 공항 공격이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고 민간인과 국제 항공 운항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사우디 정부의 안보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빌 파흐미 아랍연맹 사무총장도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후티 반군의 공격을 규탄했다. 파흐미 사무총장은 사우디의 안보가 아랍권 전체의 안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빈 아흐메드 알야마히 아랍의회 의장도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알야마히 의장은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등 민간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집트 정부 역시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사우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민간인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이 역내 안보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사우디가 자국의 주권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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