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온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송치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일 민 전 대표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공소청(당시 검찰)에 넘겼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하이브와 빌리프랩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민 전 대표는 2024년 4월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오디션 포스터와 한복 화보, 데뷔 방식, 안무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하이브가 민 전 대표 측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어도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직후였다.
빌리프랩은 같은 해 5월 민 전 대표의 주장이 허위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6월에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경찰은 기자회견에 앞서 어도어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도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입장문 작성과 발표에 관여한 당시 어도어 부대표 이모 씨와 신모 씨에게도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민 전 대표와 함께 같은 날 송치했다.
법원은 이미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 분쟁 과정에서 제기된 아일릿의 표절 의혹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두 그룹의 콘셉트에 일부 유사성이 있지만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복제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걸그룹의 콘셉트를 지식재산권이나 퍼블리시티권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취지다. 뉴진스 멤버들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은 확정됐다.
이와 달리 민 전 대표가 승소한 별도 민사사건도 있다. 지난 8월 서울서부지법은 빌리프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허모 씨가 민 전 대표와 신 전 부대표를 상대로 낸 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입장문과 기자회견 발언만으로 허씨 개인이 명예훼손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일릿 표절 주장의 진위 자체는 따로 다루지 않았다. 허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이 같은 민사 판결들이 이번 형사사건에서 민 전 대표의 유무죄를 확정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민 전 대표의 기소 여부는 사건을 넘겨받은 공소청의 검토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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