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되긴 했는데...경제 '먹구름'은 짙어져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경제에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에 대해 전세계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악화는 가속화하고 있어 앞으로 차기 미국 대통령의 어깨에 만만치 않은 짐이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같은 불안감은 주식시장에 여실히 반영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5%가 넘게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5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지수 92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과 S&P500지수 또한 각각 5.5%와 5.3%의 낙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요지수가 기록한 낙폭은 미국 대선 다음날로는 가장 큰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서비스업종지수 사상 최악으로 추락=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10월 서비스업 지수가 4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50.2에서 큰 폭 하락한 것은 물론 월가가 전망한 47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ISM에 따르면 10월 수치는 지수 산정이 시작된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사진: 버락 오바마 후보가 미국 대선에 승리했지만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앞서 3일 발표된 ISM 제조업지수 역시 38.9를 기록하면서 전월의 43.5에서 큰 폭 하락한 것은 물론 26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ISM이 발표한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가 각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면서 신용위기 사태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는 또 다른 증거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두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하고 50을 밑돌면 위축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미국 산업의 9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종의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는 것은 고용시장의 침체와 함께 부동산시장의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ISM 서비스업지수의 하위 지수 중에는 고용지수가 전월의 44.2에서 41.5로 하락했으며 신규주문 지수가 50.8에서 44로 떨어졌다.

드레스드너클라인워트의 케빈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위축과 함께 기업 활동 역시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고용과 투자 악화를 가속화시켜 경기침체 역시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고용시장 먹구름도 짙어져...민간고용 15만7천건 감소=고용시장에 드리운 먹구름 역시 짙어지고 있다. ADP가 이날 공개한 전미고용보고서에서 10월의 민간 고용은 15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2만6000명 감소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6년래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10월 민간 고용이 10만2000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12만6000명의 일자리가 줄었고 서비스업에서 3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의 위축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전문기관 챌린저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기업이 공개한 감원 밣표는 11만2884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7일 노동부가 공개할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는 지난달 신규일자리창출건수가 20만건 감소하고 실업률은 전월 6.1%에서 6.3%로 상승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대선에서 오바마 당선자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거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안도감이 대두됐지만 대선 종료만으로 경제 위기를 잠재우지는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블랙록의 케빈 렌디노 매니저는 "어제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에게는 여전히 경제성장 둔화라는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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