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영결식 엄수..李대통령, 전직 대통령, 11개 외국 조문사절단 등 2만4000여명 참석
시민들, 운구행렬에 "사랑합니다"···국립현충원 안장
민주화의 상징이자 남북 화해에 큰 족적을 남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화해와 용서, 통합의 바람을 남기고 영면했다.
김 전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서거 엿새만인 23일 오후 2시 국회 광장에서 시민들의 애도 속에 시작돼 엄숙하게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김영삼 전 대통령, 한승수 국무총리, 민주당 정세균 대표, 문희상 국회 부의장 등 정·관계 주요 인사, 주한 외교사절, 이희호 여사와 김홍일ㆍ홍업·홍걸씨를 포함한 유족 등 2만4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영결식은 이날 오후 2시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영구차가 입장한 뒤 사회자인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됐다.
이어 조악대의 연주 속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인 약력보고가 진행됐고,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의 조사와 추도사가 이어졌다.
한승수 총리는 조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리 사회의 화해와 통합에 크나큰 역할을 하셨다"며 "우리는 이러한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특히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해온 해묵은 앙금을 모두 털어내는 것이 우리 국민 모두의 참뜻일 것"이라며 "이제야말로 지역·계층, 이념·세대의 차이를 떠나 한마음으로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도사를 바친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도 "김 전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를 몸소 실천하셨다"며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들을 모두 용서했고, 용서와 화해라는 귀한 유산을 남기셨다"며 고인의 뜻을 되새겼다.
조사에 이어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으며, 다음으로 고인의 행적을 기리는 생전의 영상이 대형 전광판을 통해 방영되고, 유족과 주요 인사 등의 헌화가 이어졌다.
이어 김영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평화방송 어린이합창단이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반주 속에 '그대 있음에', '우리의 소원'을 부른 뒤 육ㆍ해ㆍ공군 조총대원들이 21발의 조총을 발사하는 것을 끝으로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영결식장에 있는 빈소에서 영결식 직전인 오후 1시30분부터 20여분간에 걸쳐 발인이 진행됐다.
영결식 장면은 공중파 TV뿐 아니라 광화문과 서울광장, 서울역 일대 대형 전광판에서도 생중계됐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오후 3시 국회의사당을 출발해 김 전 대통령이 살았던 동교동 사저에 들러 유가족이 영정을 모시고 김 전 대통령이 생활했던 공간을 돌아본 뒤 광화문 세종로사거리, 서울광장, 서울역광장을 거쳐 장지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행렬은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실은 캐딜락 오픈카가 앞장서고 그 뒤를 영정 차량과 영구차, 유가족과 측근들이 탄 승용차 20여대가 뒤따랐다.
운구 구간의 연도 변에는 많은 시민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세종로사거리와 서울광장, 서울역광장에는 추모 인파가 운집해 고인을 추모했다.
운구 차량은 오후 5시께 서울현충원에 도착, 유가족과 동교동계 측근 및 민주당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의식과 헌화 및 분향, 하관, 허토(흙을 관 위에 뿌리는 의식) 등의 순서로 안장식이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은 현충원의 국가유공자 제1묘역 하단부에 봉분과 비석, 상석, 추모비 등을 합해 264㎡(16mⅹ16.5m, 80여평) 규모로 조성된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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