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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업계 '헝그리 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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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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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장기화 되면서 분양시장에 봄은 요원한 상황이다.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이사철이 도래하면 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어야 당연지사인데 오히려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 모든 것이 '보금자리주택'과 수도권 양도세 감면 혜택의 종료, 금융규제가 여전한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갈수록 민간분양시장에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민간 물량에 비해 입지나 가격 측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 수도권 노른자위 지역에서 10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쏟아낼 작정이다. 갈수록 무주택자는 보금자리만 노리며 민간물량에 거들떠 보지도 않을 태세다. 민간분양시장에 설상가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규 분양시장은 물론이고 미분양 판매에도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주택건설사업을 이미 접었다. 또 대형업체들은 자체사업에서 손 놓고 수만 가구의 이월물량의 분양일정을 잡지 못한다. 래미안, 자이,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등 유명 브랜드들은 신규 사업을 포기, 거의 도급사업 일변도다.

건설업계가 위기를 내세워 요구하는 카드는 매번 재탕이다. '양도세 감면 연장, 금융규제 완화,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단골 메뉴다. 물론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는 시장에 제법 약발이 먹힐 법한 카드들이다. 과연 이 같은 완화카드만이 해법일까?

대구로 가보자. '대구=건설사들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분양에 나서는 업체마다 분양참패의 기록을 맛보는 지역이다. 대구에 진출한 상위 건설사의 브랜드 지명도는 무색했다. 대구의 분양참패는 그러나 건설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최초 분양에서 성공을 거둔 건설사들은 분양가 배팅을 거듭했다. 진출 초기 대구지역에 고소득층 수요를 일정 충족시킨 후에도 후속 책정 분양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수요가  뒤따를 리 만무다. 

현재 전국 지방에서는 아파트 바겐세일이 한창이다. 서울과 수도권지역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 단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리던 곳이다. 이제는 건설업계가 냉정해질 때다. 고급화와 고분양가가 능사가 아니다. 무조건 제도와 정책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헤아려야 할 것이다. 한겨울 모진 찬바람에 짜내는 지혜가 더욱 냉철한 법이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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