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 판매마진을 늘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8000억원(ELW 제외)으로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7조4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만 약 11조원가량의 펀드 환매물량이 쏟아진데 이어 8월에도 1조8908억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1분기에 이어 2분기 증권사 수익성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펀드판매 수수료도 당국의 규제를 받으면서, 증권사의 수익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기존 주식형 펀드 판매보수를 연 1.5% 이하로 한차례 인하했다. 이어 지난 6일부터 펀드 판매보수의 가입기간에 따른 단계적 인하 정책도 시행됐다.
증권사들이 기댈 곳은 최근 발행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자산관리서비스인 랩(Wrap) 뿐이다.
주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면서 자금이 ELS로 쏠려 ELS발행물량은 최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 2008년 경쟁적으로 ELS를 발행했다. 당시에는 판매마진을 줄이며 원금보장과 고수익을 제시하며 ELS를 고객 유치를 위한 브릿지상품으로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세계 경기 불황 우려로 증시가 박스권을 횡보하는 등 수익창출에 어려움 겪자 주수익원으로 EL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수익악화를 우려한 증권사들이 ELS의 판매 마진을 급격히 늘리는 추세"라며 "평소 ELS발행을 통해 증권사들은 마진 폭을 1~2%내외로 설정했지만, 요즘은 3~4%까지 확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펀드환매자금이 자문형랩으로 쏠리면서, 이 시장 참여도에 따른 증권사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앞다퉈 자문형랩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펀드는 1~1.5%내외의 판매보수만 수익원이었지만, 랩어카운트의 경우는 증권사가 운용하기 때문에 위탁매매수수료를 독점할 수 있는데다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반기 랩어카운트 열풍으로 랩잔고가 30조원에 돌파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랩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의 규제와 수익률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자문사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국내 자산운용사에 이어 골드만삭스 ING자산운용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도 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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