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 화두 '중국'..관련 서적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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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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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

중국이 이미 패권국가가 돼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2008년 미국발로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철학, 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중국을 조망하려는 시도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중국의 지식인들이 자국에 대해 분석한 책들에서는 더욱더 견고해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자신감, 자존심을 확인할 수 있고 중국 밖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두려움과 우려가 엿보인다.

◇'국부책(國富策)'(더숲) = 중국 최고 지성집단인 베이징대학의 '중국 및 세계연구센터' 핵심 프로젝트의 성과물로 자신들의 고전 경제사상을 연구해 서구경제학과 차별화한 그들만의 이론을 구축하고자 한 책이다.

중국 최고의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자이위중이 중국 고전 경제사상의 핵심 경전인 '관자'를 분석했다.

'관자'의 지혜와 가치를 설명하는 입문편과 좀 더 심층적인 경제적 통찰과 현대이론을 접목시켜 분석한 이론편, 국내 경제전략 및 국제 경제전쟁과 관련한 36가지 전략을 담은 실천편으로 구성돼 있다.

'관자'는 '시장경제냐 계획경제냐'의 이분법적 논쟁을 초월해 시장의 원칙을 제시한다.

공사를 구분한 국가 개입과 국가 주도하의 시장경제를 주창하면서 국가가 시장을 자유방임 상태로 놔뒀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경고한다.

남는 것을 덜어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배분 방법으로 백성들의 이익 균형과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구와 다른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사상과 체제를 준비해가는 중국의 현재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홍순도ㆍ홍광훈 옮김. 563쪽. 2만2천원.

◇'패권전쟁-금융 위기 이후, 중국 경제석학의 미래 보고서'(21세기북스) = 중국의 권위있는 사회과학 연구기관인 베이징대학교 동북아전략연구센터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경제학자 취엔위엔치와 중국 랴오닝성정연구소 소장인 경제학자 랑치똥이 함께 저술한 책이다.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패권 전쟁의 중심에 선 중국 경제에 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들은 탐욕스러운 투기 자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금융 감독 부실과 거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미국 경제 특유의 잘못된 시스템이 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경제 패권국의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거침없이 경고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중국 역시 경제위기로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고 분석하면서 수출주도, 노동집약형 산업 중심인 중국의 경제 성장 패턴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거침없이 질주하다 거품으로 무너진 일본 경제를 반면교사 삼아 들뜨거나 환상에 빠지지 않고 조심스럽게 경제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준우 옮김. 336쪽. 1만5천원.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부키) = 영국의 정치학자 마틴 자크(Martin Jacque)가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인의 일반적인 편견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중국을 제대로 바라볼 것을 촉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의 지배력이 서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논의되듯 경제ㆍ군사적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정치ㆍ문화적인 측면에까지 강하게 미칠 것이라고 단언한다.

중국은 겉으로는 근대적인 국민국가(nation-state)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5천 년의 역사에서 축적된 문화와 문명에 정체성을 뿌리내리고 있는 '문명국가(civilization-state)'이기 때문에 중화사상이 끊임없이 고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중국은 체제의 단일성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주변국가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자국의 지배력 아래에 두는 패권적인 통치체제를 구현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과거에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2천500여년간 중국이 조공을 요구하며 각각의 체제를 인정해줬듯이 중국이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과거 조공제도의 요소들도 새로운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중국에 대한 서구의 현재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해볼 만한 책이다. 620쪽. 안세민 옮김. 2만5천원.

◇'위치우위의 중화를 찾아서'(미래인) = 중국의 저명한 문화학자인 위치우위가 2000년대 초반 절필을 선언한 뒤 8년 만에 펴낸 문화비평집이다.

고대의 하.상.주 시대에서부터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 중화문화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과 인물들을 망라해 담았다.

언뜻 중화주의에 대한 옹호로 보일 수 있는 제목이지만, 오히려 저자는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대국주의, 대중화주의는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오래된 흑백논리로 흐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중화문화는 오히려 외부 문화의 적극적인 흡수 및 융화를 통해 꽃피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화 정신의 밑바탕이 된 공자와 노자, 묵자, 주희, 시인 굴원, 도연명, 이백과 두보 등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중국 사상가, 문호들을 비롯해 거란족 출신의 명재상 야율초재, '홍루몽'의 작가 조설근, 왕의영, 유악, 나진옥, 왕국유, 파금 등 많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엮어 중화문화사를 풀어냈다.

심규호ㆍ유소영 옮김. 51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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