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SH100024, 2010, 캔버스에 먹, 아크릴릭, 오일, 181.8 x 227.3 cm |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김창열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거치며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1972년 프랑스 파리의 권위있는 초대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서 '물방울 작가'로 데뷔했다.
현재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도쿄국립미술관, 미국 보스턴현대미술관, 독일 보쿰미술관과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 '회귀'는 500호와 1000호 대작과 최근 작품을 포함해 총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을 논할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물방울'은 티 없이 맑은 어린시절의 모습을 포함한 개인의 아련한 추억을 불러낸다.
또 한국 역사의 저변을 흐르는 희노애락과 집단적 기억까지 세상의 모든 기억을 담고 있다.
실제로 김창열은 1988년 일본 동경화랑에서 열였던 개인전 '때때로 생각하는 일'을 통해 '물방울'을 정의한다.
그는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 속에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무(無)'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라며 "또 분노도 불안도 공포도 모든 것을 '허(噓)'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개인전의 제목인 '회귀' 역시,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무'와 '허'를 이야기한다.
'회귀'는 김창열이 환갑을 지나면서 붙인 제목으로, 환갑은 인생의 한 고비를 넘기는 시점이자 다시 태어나고 새로 시작하는 원점을 상징한다.
특히 천자문 위에 물방울을 겹쳐 놓은 1990년대 작품들은 타국 생활에서 느꼈던 고국에 대한 향수와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잘 나타내고 있다.
김창열은 "초창기에는 프랑스 신문 위에 물방울을 그려 넣었다. 활자 위에 물방울을 그려넣으면 더 투명한 물방울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 이후 캔버스에 작업하면서 신문의 활자 대신 바탕에 천자문을 표현하게 됐다. 활자들이 물방울과 함께 표현되면 조형적으로 물방울의 투명성이 더 강조되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여전히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작가 김창열. 그의 개인전은 오는 11월 7일까지 열린다. 문의 02-519-6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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