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중국 상류층 사회에 해외 이민 열풍이 거세다. 최근 이같은 이민 바람은 '제3차 이민붐'으로 불리며 앞서 1970년대 말과 90년대 초 불법 출국자와 해외유학으로 일어난 1, 2차 이민 붐과는 구별된다. 부자와 기술 인력 등 사회 고위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자금 및 인재 유출로 인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19일 일본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2008년 미국 'EB5(투자영주권)' 을 취득한 투자 이민인구는 총 1443명. 2009년에는 4218명으로 급증했고 이 가운데 약 70%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지로 떠나는 중국인 투자 이민자수도 눈덩이 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투자 이민 자격을 얻기 위한 최저투자금액은 각각 40만 캐나다달러, 80만 호주달러, 150만 싱가포르달러다.
2009년 캐나다로 온 이민자 2055명 가운데 1000명 정도가 중국인이었으니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중국서 캐나다로 유출된 자금만도 23억5000만 위안에 달하는 것이다.
중국 부유층 이민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저세율, 비자 면제 등 우대정책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높은 기술력을 갖춘 고학력 엘리트들의 '기술이민'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들이 선호하는 나라는 호주와 싱가포르, 미국으로 이민인구는 최근 10년간 20배 정도 급증했다.
이들은 해외 이민을 결심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자녀 교육과 더 좋은 생활 환경을 꼽고 있다. 중국내 빈부격차 확대로 부자들에 대한 시기와 혐오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데다 이들을 노린 흉악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이후 계속된 중국 위안화의 절상으로 한 가족당 미국이민 비용이 종전 400만 위안에서 300만 위안으로 줄었든 것 역시 이민 러시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중국 부호 순위를 집계하는 후룬(胡潤) 연구소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대부호'로 불리는 부유층은 약 5만5000명. 이 가운데 10억 위안 상당의 자산을 가진 부호는 1900명. 100억위안 부호는 140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달러로 환산하면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사회 고위층의 해외 이민과 자본 유출을 간과한다면 그간 자원과 값싼 노동력, 환경파괴를 대가로 지불하며 축적한 외화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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