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홍보 이미지.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부동의 업계 1위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를 이끌어 왔던 박학용 사장이 사직원을 제출해 지난 3일 수리된 이후 인사태풍 조짐은 전면에 드러났다.
박 전 사장의 사직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라는 틀에 박힌 내용이었다. 취임 8개월 만에 중도하차라는 억울함도 내비치는 대목이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국내 생수시장 부동의 1위 기업이란 명성 이면엔 측근인사의 산실이란 오명을 갖고 있다.
제주도가 100% 출자한 지방공기업으로 인사권은 제주지사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도정이 바뀐 후 제주지사의 의중에 따라 언제든 물갈이 되는 불안한 자리로도 꼽혔다.
박 전 사장이 갑작스런 사직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지난 7월 집권 이후 입버릇처럼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해 칼을 가는 듯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
우 지사는 지난 9월 9일 일자리창출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제주도개발공사가 공채를 하지 않아서 아무나 가는 곳으로 아는 것 같다”며 인사전횡을 공격했다. 사실상 김태환 전 제주지사 측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뼈 있는 말이었다.
이후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제주도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가 진행됐고 검찰 수사 의뢰 발표도 이어져 제주도개발공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제주도개발공사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04년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당선된 후 경영 전반에 대한 경영진단과 감사가 진행된다. 당시 서철건 사장이 물러나고 임원들도 해임되는 사태로 발전됐다. 이번에도 해고 칼날이 기업 최고위급만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다수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1206억3000만원으로 2008년 890억5600만원에 비해 315억4700만원(35.4%) 증가했다. 순이익은 236억8600만원으로 지난해 148억6000만원 보다 59.4%나 늘었다. 해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알짜배기 기업인만큼 누구나 CEO 자리에 욕심을 내는 곳이다.
제주도는 조속히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후임 사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후임 사장으로 오재윤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과 양만식 전 제주도 경영기획실장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둘 다 우 지사의 핵심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다.
누가 최종 낙점을 받고 인사태풍이 어떤 규모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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