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28일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김 총재가 취임 뒤 갖는 첫번째 공식 인사다.
이번 인사는 지난 21일 이뤄진 조직개편에 맞춰 진행되며, 김 총재의 확실한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통로로 사용될 전망이다.
김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독단 경영 △노조 무력화 시도 등으로 임직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한은 임직원들은 급격한 변화와 독선적인 김 총재의 조직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어왔으며 이 불만은 최근 노조운동으로 발전했다.
김 총재로서는 취임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조직 장악에 애를 먹었고 이에 따라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친정체제 구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우선 조직개편 때 밝혔듯이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고 팀장급 직원을 중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확대 개편된 외자운용원 원장을 외부에서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전문가가 적합하다는 설명이지만 실상은 '자기사람 심기'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지난해 12월 한은의 첫 수석이코노미스트에 김준일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과장을 임명한 바 있다. 경제연구원장을 겸임하게 되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구활동과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이다.
김 원장은 김 총재의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같이 근무한 최측근 인사다.
또 2급(팀장급) 직원들을 1급(국·실장)으로 대거 중용키로 했다. 지난번 조직개편 때 국·실장 자리는 줄였지만 인사 대상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1~2급 간의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인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직군제를 폐지해 5명의 부총재보의 업무를 국·실장에게 이양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보고를 총재가 직접 받기로 했다. 총재 직할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부총재보들은 총재 자문기구인 ‘경영인사위원회’ 위원으로 밀려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총재의 조직 장악 방식에 임직원들의 반발이 크다. 한은의 문호가 개방되고 총재집중형 권력구조가 갖춰질 경우 독립성 훼손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조직개편안에는 인사적체 해소 등 조직원들이 바라는 내용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며 "한은의 모든 권한이 총재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이번 인사가 조직 장악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