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외인들의 엑소더스(탈출)로 코스피는 장중 한때 1600선까지 떨어지며 '검은 화요일'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기금ㆍ투신 등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결국 1800선을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68.10포인트(3.64%) 하락한 1801.3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29.81포인트(6.44%) 떨어지며 432.88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투매 행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전일 다우지수가 5% 넘게 폭락하며 외인들은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보유 주식을 계속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은 이날 1조1179억원을 순매도했다. 폭락장이 시작한 지난 2일 이후로 가장 큰 매도액이다.
외인들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며 코스피에서 총 3조255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들은 9275억원 순매수하며 한국증시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오후부터 연기금과 투신의 매수가 유입되며 코스피 1800선을 방어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이날 연기금과 투신은 각각 5056억원ㆍ2676억원씩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들도 사자에 동참했다. 전일 7333억원 순매도하며 '묻지마' 투매를 했던 개인들은 이날 109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정부에서 의미있는 재정정책이 나오기 전까지 국내증시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된다고 해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 되는 상황"이라며 "문제의 원인인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의미있는 재정개혁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당분간 시장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정부가 성급하게 재정정책 출구전략을 시행할 경우 부작용이 예상된다"면서 "대공황을 피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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