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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문용문 후보. (연합) |
지난 4일 실시한 투표 결과 문 후보는 51.5%의 지지율로 온건 선향의 현 위원장인 이경훈 후보(48.1%)를 약 3%포인트 차 박빙으로 앞서며 국내 노조의 대표 격인 현대차 노조를 이끌어나가게 됐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 사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을 들어 다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낮은 지지율 차를 들어 이전과 같은 무조건적인 정치 성향의 파업은 어려울 것으로도 보고 있다.
◇문 신임 위원장 공약 살펴보니= 문 당선자는 선거 공약으로 ‘당당한 노사관계 재정립’을 전면에 내걸었다. 아울러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 원상회복,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도 추진키로 했다.
문 후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합원들은 노조가 사측에 더 끌려다녀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친재벌ㆍ친기업 정책을 펴는 정부 아래 노조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으려면 조합원 입장을 대변하는 집행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요컨데 사측과의 협상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에 나설 것과, 단순한 조합원 복지 이상의 정치적인 색채도 띌 것이란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 중에는 이미 시행된 타임오프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사측이 수용할 수 없는 조항도 적지 않다.
이는 곧 생산에 차질을 빚는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 노조는 이경훈 전 위원장 취임 이후인 지난 2009년 이래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끌어 왔으나, 그에 앞서서는 거의 매년 파업을 해 왔다. 이로 인해 입은 생산 피해도 2005~2008년 4년 동안만 2조3000억원(사측 추산)에 달한다.
◇무조건적인 파업은 어려울 수도= 하지만 이전과 같은 강경 투쟁만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이 더 이상 ‘명분 없는’ 파업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위원장 선거 때 조합원 지지율이 3%포인트 차 밖에 나지 않은 점도 이를 반증한다. 더욱이 각 투표소별로 보면 문 후보는 전체 11곳 중 울산 1~3, 5공장, 아산 공장 5곳에서만 60% 전후의 지지율로 앞섰을 뿐 전주 공장을 비,한 판매ㆍ정비, 모비스 등 사업장에선 안정과 실리를 택했다.
이들을 설득시킬 명분이 없는 파업의 경우 위원장의 뜻과는 별개로 이들 조합원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강경 노선과 온건 노선이 서로를 설득하고 견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지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노사 충돌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합원 의식도 달라진데다 두 후보간 차이가 크지 않아 조합원에 대해 설득력 없는 명분없는 파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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