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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가 확장된 부산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의 84㎡ E타입 거실. 발코니확장을 통해 중대형 못지 않은 실면적을 자랑한다. |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 50대 가장 A씨는 최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I주상복합의 분양권을 포기했다. 지난달 입주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본 결과 표기된 분양면적에 비해 내부 공간이 너무 좁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외관을 배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이제보니 지나치게 외관에만 치중한 것 같다”며 “외관 디자인에 따라 각 방의 모서리가 평행하지도 않고 삐뚤빼뚤해 가구를 놓기 쉽지 않은데다, 전용률(분양면적 대비 전용면적)이 너무 낮아 50평형대인데도 20평형대밖에 되지 않아 네 식구가 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도 해당 주상복합에 대해 “전용률이 58~78%대로 낮아서, 분양받은 사람들이 내부를 보고 다들 실망하고 돌아갔다”며 “이 때문에 최고급으로 지어놔도 입주율이 낮다”고 전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실용성을 중시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이나 고급화된 자재 보다는 실평수 등에 중점을 두고 집을 고르는 것이다.
따라서 발코니 확장이 가능하거나 무료 확장 등의 혜택을 내세우는 아파트의 경우 계약률 및 입주율이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 건설업체의 중론이다. 아파트 계약시, 발코니를 확장하면 주택 내부 공간은 보통 20~30㎡ 정도 넓어진다.
쌍용건설 분양관계자는 “최근 1순위 마감된 쌍용예가 디오션의 경우 전용면적이 대부분 85㎡ 미만 중소형이지만, 발코니 확장을 통해 사실상 중대형인 104㎡와 크기와 같아졌다”며 실면적이 넓어졌다는 점도 청약마감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도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의 90%가 발코니 확장형인 것으로 안다"며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서울시가 다양한 아파트 디자인을 위해 도입한 입면다양화정책으로 인해 발코니를 확장하지 못한 일부 아파트의 가구는 여전히 악성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시장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발코니 확장으로 수요자들이 굳이 큰 평수를 살 필요가 없어졌다”며 “발코니가 확장된 중소형과 확장되지 않은 40평형대가 별 차이가 없어져 중대형 인기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수요자들도 발코니 확장한 세대를 더 선호를 하기 때문에 최근 발코니 확장이 거의 보편화된 추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설사들은 가변형 벽채나 수납공간을 다양화해 실용성을 높인 평면을 선보이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전동식 이동벽체를 적용, 서재 등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한 주택을 선보였으며 대우건설 등은 세대별 창고가 마련된 소형주택을 내놓는 등 수납이 특화된 아파트를 속속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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