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측 8명의 전문가가 고리원전 1호기 등의 안전점검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 전문가는 IAEA 조직행정과 운전, 정비, 운전경험 등 4개 분야에 걸쳐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해 비상 디젤발전기를 포함한 고리 1호기 설비상태가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고리 1호기는 지난해 4월 12일 차단기 손상에 따른 오작동으로 원자로가 자동 정지해 4월 20일 무기한 가동 중지됐다.
고리원전 1호기는 대한민국의 '원전 효시'로 다른 원전보다 높은 상징성과 함께 사회적 관심거리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978년 국내 최초로 원자력으로 불을 밝힌 뒤 지난 30여년을 원전 역사와 함께 해온 고리 1호기는 그대로 가동 중지하기에 아깝다며 재가동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시민단체연합은 정부와 핵산업계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고리 1호기를 지체 없이 폐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나눔과평화, 녹색연합 등은 고리 1호기가 35년이 넘은 우리나라 최고령의 핵발전소로,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그 자체로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로의 압력용기는 고온·고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20㎝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지지만,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력한 고방사선과 중성자선을 쬔 고리 1호기의 강철은 이미 작은 온도 차이에 의한 열충격에도 쉽게 깨지는 약한 유리처럼 바뀌었다는 것이다.
IAEA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점검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IAEA는 핵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기구이며,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핵발전소 비중을 7O%까지 확대하기 위해 앞장선 대표적인 찬핵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폐쇄된 핵발전소 130여개의 평균 가동연한은 22년이다.
고리 1호기 재가동 여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민간 특별위원회의 안전점검 결과에 달려 있다.
국민의 안전이 걸린 중대사인 만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부터 정부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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