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악몽 재현될까…" 산업계, 파업 장기화 우려 고조

아주경제 진현탁·김형욱·박재홍 기자=화물연대가 25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계는 특히 지난 2008년 열흘 가까이 파업이 이어지면서 전국 ‘물류대란’이 일어났던 악몽을 떠올리며 향후 파업의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 위주의 자동차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운반 전용 차량의 파업 참여율을 확인하는 등 현재 물류망 실태파악에 나선 상태다. 회사 별로 재고가 있는 만큼 당분간 큰 피해가 없다고는 하지만, 물류대란이 장기화 할 경우 완성차 수출 물량이 묶여 수출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조립 제품(CKD)이나 엔진 등의 선적 차질로 해외 공장으로까지 그 여파가 미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8년 화물연대 파업 땐 CKD 및 애프터서비스용 부품 공급을 위해 직원 수백여 명이 직접 수송에 나선 바 있다. 2009년 마지막 파업 땐 자동차 운반 전용 차량의 파업 참여율이 낮아 큰 피해는 없었다.

대부분의 원재료와 완제품을 육로로 운송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이번 파업 참가자 규모 파악에 나서는 등 상황에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각각 현대글로비스, 인터지스 등 물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중간 알선업체를 통해 화물운송 노동자(화물차 소유자)들을 확보해 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멘트와 레미콘업계도 파업참가자 규모를 파악하는 동시에 비화물연대 차량 등 자체 동원이 가능한 수송망 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업계는 유통기지의 재고상황을 점검하고 레미콘 등 수요자들과 정보교환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자재조달이 늦어질 경우 공정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각사별 구매담당자들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현장별 기초자재 재고량 및 향후 수요량 조사, 다른 조달창구 등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호조를 보였던 전자업계는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업계는 대부분이 별도의 배송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수출 비중이 93%에 달하는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물류 계약업체 기준으로 자차 비율이 100%인 만큼 파업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2008년의 경우 처럼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이 이미 예고 돼 왔던 만큼 다른 현재까지는 다른 운송수단으로 대체하는 등 크게 지장을 받고 있지는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지난 2008년 ‘물류대란’ 당시처럼 파업이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해 비노조 차량을 최대한 확보하되, 최후에는 잔업 조정이나 물량 조절의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가 화물연대의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는 노동계에 대한 파업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강하게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허창수)은 이날 “화물연대는 우리가 처한 경제 현실을 감안해서 국민경제를 볼모로 하는 불법적인 행동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정부에 법과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줄 것을 요구하며 “비조합원의 화물수송에 대한 영업방해 행위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종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장도 “현 시점에서의 화물운송 거부는 지금까지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노력을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뿐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화물연대는 불법투쟁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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