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허브 관계자는 “삼성물산·삼성SDS·KB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4개사 이사들이 불참해 이사회가 무산됐다”며 “다음 이사회 개최일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사회 정원은 총 10명이지만 주요 민간 출자사 4곳의 이사들이 불참하고 코레일 이사 3명이 퇴장하면서 결국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이사회는 파행됐다.
이날 불참한 4개의 민간 출자사들은 그동안 단계개발을 반대해 왔지만 코레일 없이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참석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불참한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의 두 최대 주주가 뜻을 모으지 않으면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나든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참석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림허브 이사회에는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형식적으로 각각 3명, 2명 씩의 이사를 포진하고 있다. 푸르덴셜투자는 친 롯데인사로 분류돼 사실상 양측의 멤버 구성은 3대3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불참한 4곳의 이사들 결정에 사업 향방의 운명이 걸려 있었던 것.
일각에서는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이라도 나더라도 어떻게든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많아 이사들의 불참이 사전조율 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사회의 무산으로 코레일 측이 한발 앞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업포기라는 마지막 카드를 내밀자 단계개발에 반대했던 측이 한 발 물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코레일 측이 단계개발을 강력히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득범 코레일 사업개발 본부장은 이사회 무산 소식에 “내부적으로 향후 대책에 대한 논의가 있겠지만 코레일의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무산 소식에 서부이촌동 주민은 “이렇게 질질 끌면서 결론을 못낼 줄 알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통합개발을 대전제로 진행돼왔지만 드림허브의 1, 2대 주주인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서 좌초 위기에 몰렸다.
코레일은 이날 이사회에 △사업 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최대주주(70.1%)인 롯데관광개발이 보유 중인 지분 45.1%를 코레일이 인수하는 사업협약 변경 △수권자본금 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증액 △시공건설사 공모를 통한 전환사채(CB) 2500억원의 개발자금 조달계획 △3000억원 규모의 빌딩정보시스템(BIS) 시공물량 배분 등 4가지 안건을 상정했다. 이사회가 불발됨에 따라 4개안은 자동 폐기됐다.
코레일은 AMC 지분 45.1%를 롯데관광개발에게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통합 개발안을 단계 개발로 바꿀 계획이었다.
현재 자본금이 400억원도 안 남은 드림허브는 추가 자본 조달에 실패할 경우 연말까지 설계용역비, 땅값 이자, 종합부동산세 등을 지불하지 못해 부도날 가능성이 크다. 당장 12월 16일 종합부동산세 납부일이 첫 난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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