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개월만에 260억 매출로 국내 뮤지컬 흥행사를 새로쓴 뮤지컬 '위키드'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최근 몇 년간 한파를 겪었던 공연계는 올해 뮤지컬 시장을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일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가 ‘오페라의 유령’이 세운 흥행 기록을 7년 만에 깨면서 국내 뮤지컬 흥행사를 다시 썼다.
‘위키드’는 3개월만에 관객 2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뮤지컬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이 3개월 동안 19만명을 모은 종전 기록을 넘어섰으며 약 5개월의 공연 동안 모두 23만5000명을 모았다. 총 매출액도 ‘오페라의 유령’(190억원)보다 훨씬 많은 260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전문 공연장들 덕에 대작 뮤지컬이 줄을 있는 가운데 소규모 창작극이나 순수 예술에 속하는 연극과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반면 지난해 일본에서 불을지핀 뮤지컬 한류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또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제작사가 대극장 뮤지컬 티켓 가격을 5만원으로 책정하면서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
대형전문 공연장 이태원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유령' |
◆전문 공연장에서 대형 뮤지컬 잇따라
지난해 하반기 잇달아 문을 연 디큐브아트센터와 블루스퀘어는 뮤지컬에 특화된 전문 공연장으로, 대형 뮤지컬 흥행을 이끌었다.
디큐브아트센터에서는 개관작 ‘맘마미아’와 ‘시카고’에 이어 최근 개막한 ‘아이다’까지 오랜 인기 레퍼토리로 순조로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블루스퀘어는 개막작 ‘조로’부터 ‘엘리자벳’, ‘위키드’ 등 신작으로 올해 최고 흥행작을 잇달아 올렸다. 올해 대미를 장식하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월드투어 공연은 12월 7일 개막 전부터 이미 두 달치 표가 모두 팔려 ‘위키드’를 능가하는 흥행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1억 3000만 명이 관람한 세계적 명작으로 내년 3월까지 공연한다.
지난 10월 문을 연 용인 포은아트홀은 개막작으로 27년만에 정식 초연하는 대작 뮤지컬‘레 미제라블’공연하고 있다.
◆‘뮤지컬 한류’ 본격화
‘궁’ ‘쓰릴미’ ‘잭 더 리퍼’ ‘광화문 연가’ ‘빨래’ ‘런투유(스트릿 라이프)’ 등이 일본에서 재공연을 하거나 새로 진출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내년 초 일본 공연을 확정 지었다.
내년 4월에는 CJ E&M이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뮤즈와 함께 롯폰기에‘아뮤즈 뮤지컬 씨어터’를 열고 한국 창작 뮤지컬 7편을 한국어로 공연할 예정이다.
국내 공연에서도 원조 한류 스타인 안재욱부터 김준수를 비롯한 아이돌 가수의 출연으로 외국인 관람객이 작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 |
티켓가격을 5만원으로 책정, 화제를 일으킨 뮤지컬 영웅. |
◆뮤지컬 티켓 가격 ‘실험’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온 에이콤인터내셔널 윤호진 대표는 ‘뮤지컬 가격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대극장 공연인 ‘영웅’의 티켓 가격을 5만 원으로 책정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온갖 할인 정책이 난무하는 공연계에서 체질 개선의 시작이 돼야 한다는 지지론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반대론이 오갔다. 에이콤은 이달 선보이는 중극장 규모의 창작 신작 ‘완득이’도 같은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지만 정부 지원금이 있어 가능했던 ‘실험’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