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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 배타적 사용권 부여 현황.(자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저금리에 직격탄을 맞은 보험업계의 상품 개발이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은 7개로 지난해 9개에 비해 2개 줄어들었다.
배타적 사용권은 신상품을 개발한 회사 선발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3~6개월간 다른 회사가 유사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독점적 판매 권한이다.
앞선 2010년 8개에서 지난해 1개 늘었던 배타적 사용권 획득 상품은 경기 침체와 함께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생보업계가 3개로 지난해와 동일했으며, 손보업계는 6개에서 4개로 2개 감소했다.
생보업계의 경우 2008년 6개, 2009년 5개, 2010년 4개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이 꾸준히 줄고 있다.
올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은 LIG손보 ‘다시보장암보험’(4월 19일), 그린손보 ‘천만인파이팅보험’(5월 4일), 교보생명 ‘교보우리아이든든보험’(7월 17일), 한화손보 ‘굿샷골프보험’(8월 14일), 메리츠화재 ‘헌혈보험’(9월 20일), 한화생명 ‘한화가교연금보험’, 미래에셋생명 ‘건강종신보험 1211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재산입니다’(이상 12월 14일) 등이다.
가장 최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한화가교연금보험’의 경우 연금 개시 이후 계약자의 선택에 따라 연금 수령을 유보하고, 필요 시 적립액을 증액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급부방식 ‘스톱 앤드 고(Stop & Go)’ 옵션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실적이 저조한 것은 신상품 개발 비중이 낮아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난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자까지 감소하면서 이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거나, 수익성이 높은 일부 상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어렵다 보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장 수요를 감안해 상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보험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행사 기간이 정해져 있는 배타적 사용권은 마케팅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해당 상품만 놓고 신상품 개발 추세를 가늠키는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올 4월 손보업계 최초로 스마트폰과 차량 내 스마트박스를 활용해 편리하게 사고 대응과 차량 관리를 할 수 있는 ‘애니카 스마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했으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지 않았다.
다른 보험사들 역시 신상품을 개발했지만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다른 보험사와 유사한 상품을 선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더라도 권한 행사 기간이 끝나면 다른 보험사들이 줄줄이 유사상품을 쏟아낸다”며 “배타적 사용권은 홍보나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신청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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