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결국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올 1월까지 운용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책임매니저급 이상 매니저가 교체된 운용사는 총 15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15번 이상 매니저가 교체된 운용사만도 미래에셋자산운용(64번), 하나UBS자산운용(28번), 한화자산운용(18번), 삼성자산운용(16번) 등 4곳에 달했다.
일례로 A자산운용의 한 주식운용본부 소속 펀드매니저는 3년 동안 3번의 펀드를 새로 맡았다. 기초자산 모두 다른 새 유형의 펀드였다. 몇몇 자산운용사의 경우 직급이 팀장이 되지 않음에도 새로 펀드를 맡아 운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문제는 잦은 펀드매니저 교체가 수익률과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현대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지난해 4월까지 15개 운용사를 조사한 결과 펀드매니저 교체 횟수는 최대 550번에서 14번까지 편차가 심했다.
그 중 펀드매니저 교체 횟수가 적은 A그룹 내 주식형 펀드 누적 수익률은 77%로, 펀드매니저 교체가 많았던 B그룹 평균 수익률 65%를 1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현대증권 배성진 연구원은 “펀드매니저 교체가 빈번하다는 것은 포트폴리오 교체로 매매수수료가 늘게 되고 운용사의 운용철학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펀드 스타일보다는 어떤 운용자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장기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 활상화를 위해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도 펀드매니저 잦은 교체에 대한 업계 내부의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당시 공청회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한 증권사 B씨는 “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펀드매니저가 해당 펀드를 얼마나 오래 운용하느냐가 중요한데 현재 특정 펀드매니저의 펀드 운용 기간을 투자자들이 알 수 없다”며 “펀드매니저가 타사로 이직해도 각 사의 운용 스타일 그대로 펀드가 운용될 수 있지만 가장 안정적인 운용은 역시 동일한 매니저가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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