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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시험대 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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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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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정부조직 개편안과 장관 임명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력이 새삼 달라 보인다. 박 대통령이 소신과 원칙으로 국가를 위해 사심없이 일하겠다는 점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소통의 노력은 여전히 개선된 것이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

정부조직 개편안도 사전에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소통했으면 이런 파국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여야가 밤샘 협상 중인데 "청와대에 들어와서 보고해봐"라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럴 때일수록 야당의 마음을 보듬어줘야 한다.

정부조직 개편안이든 뭐든 여야간의 치열한 협상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박 대통령의 생각대로 정부조직 개편안, 장관 후보 임명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국회와 협상테이블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

야당 대표의 청와대 초청이 불발되고 바로 진행된 대통령의 담화 발표도 모양새가 나쁘다. 만약 야당이 국회에서 협상테이블을 걷어차고 광화문으로 달려나와 촛불시위라도 한다면 국회로 들어와서 도와달라고 긴급히 담화 발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이 더딜 뿐이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야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야당도 "아, 대통령이 압박하니까 빨리 들어줘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리 만무하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도 그런 맥락에서 입맛이 쓰다. 뭔가 해보겠다고 태평양을 건넜으면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했어야 했다. 부처가 생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적도 버리고 달려올 때는 언제고 말이 안 통한다고 느닷없이 사퇴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대통령은 태산 같은 존재다. 모든 국민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데, 언론을 통해 불쾌하거나 화났다는 식으로 비춰지면 정부에 도움될 것이 없다. 국민과 야당에 신세 한탄하려 대통령이 된 게 아니라면 남몰래 속상해하고 고통스러움을 감내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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