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 개발사업 파산 초읽기… 대한토지신탁 "담보받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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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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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부도 위기에 몰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한토지신탁이 용산개발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요청한 담보(토지) 제공에 대해 출자사 지급보증을 요청,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5일 드림허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는 우정사업본부 손해배상금 257억원을 받기 위한 담보(토지) 제공 안건 자체가 상정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대한토지신탁이 257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드림허브 출자사들이 지급보증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드림허브는 최근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1심 소송에서 얻어낸 443억원의 손해배상금 중 일부인 257억원을 우선 지급받을 방침이었지만 계획 자체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드림허브는 지난해 무단으로 사업개발 부지를 사용했다며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손배금 가운데 철도부지 일부 신탁을 맡고 있는 대한토지신탁에 257억원만 지급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가 손배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자 대한토지신탁이 손배금 257억원을 용산개발 측에 보내지 않고 시간을 끌어왔다. 판결이 뒤집어질 경우 손배금을 다시 돌려줘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발 더 나아가 대한토지신탁은 드림허브에 지급보증을 해야 257억원을 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오는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59억원의 금융이자를 상환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드림허브는 또 오는 14일까지 9억원, 18일 119억원, 27일 113억원의 금융이자를 막아야 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현재로선 CB 590억원 발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출자사들이 오는 8일까지 확약해주면 제3자배정인 만큼 12일까지 현금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출자사가 없어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이날 상정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1867억원 대출이자 연장, CB 590억원 발행 등 2건에 대해서는 원안대로 결의했다.

제3자 배정의 CB발행건은 오는 4월까지 필요한 자금 59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정된 안건이다. 또 오는 27일 도래하는 1867억원의 대출만기를 연장하는 항목도 가결됐다. 민간 출자사들은 전체 CB 물량(2500억원) 중 민간 몫에 해당하는 1875억원을 6월말까지 인수할 것을 확약했다. 코레일에도 긴급자금으로 625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이달 안에 긴급 자금 수혈은 불가능해 파산사태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자본금 4조원 증자안에 대해서는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코레일은 최근 민간출자사들이 1조4000억원을 조달하면 자신들도 토지대금(2조6000억원)을 출자하고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 2차분 416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1조4000억원)을 가진 삼성물산은 건물 시공비를 전부 출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사업 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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