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 성명 초안에는 '통화가치 하락 경쟁을 자제하고 환율을 정책의 목표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널은 신흥국 회원국들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인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받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의 엔저정책으로 인해 한국과 중국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리면서 외환 개입에 대한 자제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최근 엔화 약세를 야기한 아베노믹스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주장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BOJ는 2014년까지 자산 매입을 기존의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넘치는 자본은 경제개발에 도움을 주지만 신흥시장에 핫머니 유입을 조장한다. 신흥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통화가치를 높여 수출경제에 타격을 준다. 때문에 신흥국들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의 양적완화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가 대표적으로, 일본·미국의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국가들은 이 같은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을 옹호할 수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만 아시아경제리서치 국장은 "일부는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일본의 양적완화는 다른 국가들이 최근 지향했던 정책이기 때문에 함부로 비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부에서는 일본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단하거나 축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이 정책 수단을 자국 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목적으로 통화가치를 내리거나 환율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일본의 참여가 유력해지면서 엔화에 대한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엔저를 용인하던 미국의 태도가 최근 변한 점을 감안해 엔화 약세에 대한 견제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환율 개입으로 인한 '환율전쟁'을 막자는 데는 의견이 모아질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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